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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민생 파탄에 대한 ‘정권심판론’이 인천에서도 통했다. 민심은 야당을 택했고, 국민 정서를 저버린 여당의 공천에는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인천지역 13개 선거구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7곳, 새누리당 4곳, 무소속 2곳 등으로 나타났다. 더민주가 인천 제1당으로 올라섰다.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상수·윤상현 후보는 모두 3선에 성공해 복당을 선언했고,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단 한 명의 당선인도 배출하지 못했다. 공천 파동 등 각종 악재 속에서도 야권 분열로 조성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에서 선전할 것이라는 기대는 유권자의 마음을 붙잡지 못했다. 그나마 3선에 도전한 홍일표(남갑)·이학재(서갑)후보가 당선됐으며, 민경욱(연수을)·정유섭(부평갑)후보가 처음으로 배지를 달게 됐다.

더민주는 송영길(계양을)·홍영표(부평을)후보가 각각 4선과 3선 고지를 밟았고, 남동갑·을 박남춘·윤관석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 박찬대(연수갑)·유동수(유동수)·신동근(서을)후보는 초선으로 국회 입성을 앞두게 됐다.

새누리당은 총선 참패와 관련해 민심을 무시한 ‘오만의 공천’에 대한 뼈아픈 결과를 맞닥뜨리게 됐다. 6선 고지를 넘어 국회의장을 꿈꿨던 황우여(서을)후보와 김무성 당대표의 추천으로 남동갑에 출마한 문대성 후보는 낙선으로 정계 은퇴를 고려해야 할 정도의 타격을 입었다.

반쪽짜리 야권 연대로 위태로운 외줄타기를 했던 정의당과 국민의당 역시 마땅한 출구를 찾지 못하고 패배의 원인을 곱씹게 됐다. 국민의당은 모두 12곳에 후보를 냈으나 단 한 곳도 당선인을 내지 못했고, 조택상·김성진 등 당의 대표 인물을 투입했던 정의당은 당선은 고사하고 3위권 밖으로 밀리는 수모를 감당해야 했다.

특히 인천은 총선을 통해 대한민국 정치지형의 ‘바로미터’임을 재확인했으며, 인지도보다는 오랜 기간 텃밭을 지키며 지역주민과 호흡해 온 후보들에게 표심이 향했다. 4전 5기의 눈물겨운 승리를 거둔 더민주 신동근 후보가 대표적이다.

여소야대 정국은 향후 새누리당 소속인 유정복 인천시장과의 당정 현안 협의에서 마찰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송영길 당선인과 유 시장이 직전 선거에서 맞붙은 탓에 향후 수도권매립지 종료 등 여야가 대립각을 세운 각종 현안을 두고 힘 겨루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더민주의 영향력이 새누리를 압도할지는 미지수다. 무소속 안·윤 두 당선인의 복당이 기정사실화되는 상황에서 결국 야권이 새누리보다 단 1석 많은 정치 지형이 이어져 ‘여소야대’의 정치 지형도가 인천에서 만큼은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성난 민심에 여당은 패배, 야당은 반대급부로 선전했지만 여야 모두 인천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역사적 소임을 다해야 한다"며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여야민정 협의기구를 구성해 인천을 위해 헌신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l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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