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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석승 동북아교육문화진흥원장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 및 군 정찰총국 대좌를 포함한 고위급 탈북인사의 입국…."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가 하나씩 가시화되는 가운데 내외의 언론에 ‘큼지막한 핫뉴스’로 보도되는 사안들이다. 이런 보도들을 유심히 살펴보노라면 북한이 처한 내외 정황은 ‘어디서부터 손을 쓸 것인가’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위기 국면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동안 북한의 유일 맹방으로 보였던 중국의 간접적인 협조가 없이는 결코 성사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북한을 바라보게 된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 대상인 북한당국은 오는 5월 7일로 예정된 제7차 당대회를 "승리자의 대축전으로 만들자"는 구호를 앞세우면서 인민들의 고혈(膏血)을 짜내는 가운데, 김일성의 생일인 15일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삼자면서 ‘죽은 자를 신격화하는 우상화놀음’을 벌임으로써 세계에 유례없는 ‘웃음거리’로 조롱당하고 있다. 이런 아이러니한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지난 1962년부터 김일성의 50돌 생일인 4월 15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북한당국은 1974년 김일성의 62돌 생일부터는 ‘중앙인민위원회’의 정령을 통해 ‘민족 최대의 명절’로 지정했다.

또한 1986년부터는 김정일의 생일인 2월 16일부터 4월 15일까지를 ‘축제기간’으로 설정해 중앙보고대회를 비롯해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충성의 편지 이어달리기, 만경대상체육경기대회 등 갖가지 경축행사를 벌여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왔다.

김일성 사후인 1997년에는 당중앙위원회, 당중앙군사위원회, 국방위원회, 중앙인민위원회, 정무원 등 5개 기관 공동의 결정서를 통해 김일성의 생일을 ‘태양절’로 명명함으로써 김일성을 봉건왕조의 태조(太祖)처럼 떠받들어 나가겠다는 우상화·신격화놀음을 벌여 왔고, 실제로 이때부터 ‘김일성조선, 김일성민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인민들의 피와 땀을 짜내는 가운데 김일성을 조선민족의 시조인 ‘단군’처럼 숭상화·신격화하고 있다.

 더욱이 김정은이 집권하고부터는 이전의 김일성이나 김정일보다 더 이 행사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즉, 김일성으로부터 ‘손자 대접’을 전혀 받은 적이 없는 김정은은 오로지 자신의 절대세습권력의 후광(後光)을 위해 이 궁전의 이름을 ‘금수산태양궁전’으로 바꾸고 500만 달러를 들여 대대적인 개조 및 보수 작업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김일성의 생일날을 전후해 그동안 김씨일가 초상화 2천만 개 교체, 영생탑 5천여 개 건립, 평양민속공원과 만수대물놀이장 건설 등 각종 선전용 토목공사 등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특히 김일성의 104돌 생일인 올해는 군 총정치국장 황병서를 비롯한 인민무력부장 박영식, 군 총참모장 리명수 등 군 최고위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김일성·김정일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동시에 김정은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예식을 함으로써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김씨일가의 3대 세습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렇듯 북한당국은 매년 김일성 생일행사에 1억 달러가 훨씬 넘는 비용을 쏟아붓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김정은은 자신의 유일통치체제가 안정됐음을 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해마다 선보이고 있는 ‘축포야회’와 같은 불꽃놀이까지 벌이고 있다.

결국 북한당국의 이런 ‘죽은 자를 위한 경축행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들 스스로 ‘인민대중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라고 선전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반인민성·반문명적·반인륜적 폭압성을 드러내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렇듯 북한당국이 김정은을 중심으로 한 ‘자기들끼리만의 초호화 파티나 선물놀음’에 몰입해 인민들을 ‘헌신짝 버리듯’ 대하는 반인민적 행태를 지속한다면 인민들의 반(反)김정은 정서, 저항의식이 요원의 불길처럼 퍼지게 하는 가운데 정권의 존망 자체가 큰 위기를 맞는 ‘자멸(自滅)의 첩경(捷徑)’으로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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