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흥철 남동구문화예술회장과 이원숙 부회장(사진 오른쪽), 박희선 사무국장(왼쪽)이 18∼23일 남동소래아트홀 갤러리 화소에서 열리는 ‘제25회 남동문화예술회전’ 준비를 위해 담소를 나누고 있다.
▲ 황흥철 남동구문화예술회장과 이원숙 부회장(오른쪽), 박희선 사무국장(왼쪽)이 18∼23일 남동소래아트홀 갤러리 화소에서 열리는 ‘제25회 남동문화예술회전’ 준비를 위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소래포구 화가’로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당연히 인천시 남동구 토박이인 한국화가 황흥철의 기사로 도배돼 있을 줄 알았다. 예상이 빗나간 이유를 금방 알 수 있었다. 지난 14일 인천남동소래아트홀에서 진행된 인터뷰 내내 겸손한 모습과 대답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자신의 예술적 성과를 내세울 줄 모르는 한없이 순수한 영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 개인 인터뷰 요청에 엉뚱하게도 남동구문화예술회 자랑으로 대화가 시작됐다. 그는 "2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남동구문화예술회 미술·서예분과 정기전시회가 18일부터 23일까지 남동소래아트홀 갤러리 화소에서 열린다"며 "남동구문화예술회는 ‘문화가 숨쉬는 행복도시’를 꿈꾸는 7개 분과 총 148명의 회원들로 구성돼 구 단위로는 전국 최초로 설립된 문화예술단체"라고 소개했다.

올해 남동구문화예술회 9대 회장으로 취임해 무엇보다 단체가 우선이라는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또 개인 인터뷰 자리에 동료 작가들을 데리고 온 예술인은 기자생활에서 그가 처음이다. 아니나 다를까, 남동구문화예술회원들에 대한 자랑이 이어졌다.

황 회장은 "수준 높은 전시로 지역에서 많이 알려진 만큼 시작을 앞두고 벌써 고잔고·사리울중 등 총 1천여 명의 예약이 들어와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원숙 서예가의 작품 ‘농부가’와 박희선 화가가 그린 ‘Oh happy day’ 등 우리 회원들이 그린 최고의 작품을 천금을 주고도 살 만한 가치가 있는 봄의 계절에 만끽하라"며 자리를 같이 한 작가들을 소개했다.

화제를 본인의 작품세계와 활동계획으로 돌려봤다.

1983년 그림을 시작해 무려 270여 회의 전시에 참여한 황 회장은 "인천을 사랑하는 그냥 평범한 작가"라며 "단지 소래포구 등 지역의 모습을 많이 그려 ‘소래포구 화가’로 불릴 정도"라고 겸손을 보였다.

사실 2002년 일본 NHK방송과 2004년 일본 아사히신문 등이 그가 야나기다에서 연 전시를 크게 다루면서 일본에서 많이 알려진 작가로, 지금도 초대작가로 활동 중이다.

일본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질펀하고 비릿한 갯내음이 나는 한국적 소재를 극사실 기법 등 개성적인 방법으로 재해석한 것이 일본인들에게서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정통 천장화를 그린 국내 몇 안 되는 화가’ 등 몇 가지 경력을 더 묻자 이쯤에서 자기 소개는 그만하자고 한다.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서양화가 박수근이나 ‘빛과 콘크리트의 예술가’로 유명한 일본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처럼 그의 인생 드라마가 독학으로 시작했다는 것을 알면 놀랄 사람이 여럿 있기 때문에 물어본 질문이다.

그는 그제야 "경제적으로 고달픈 예술인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하면 착각은 아닐 것"이라며 "비록 구 예술인협회 회장이지만 젊은 전업작가들의 위상을 올려주고 마음을 챙겨주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는 말과 함께 환한 미소를 지었다.

고잔동 태어난 집에서 여전히 살고 있는 그의 인천사랑과 황흥구 시의원 등 고향을 지키고 있는 그의 오형제 이야기는 지역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황 회장은 내년 소래포구와 지역을 소재로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주제는 ‘떠나가는 고향’으로, 잊혀져 가는 옛것의 향수를 담아 사라져 가는 모습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전시회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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