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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수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흔히 겨울철에 주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진 심장질환. 하지만 3~4월에도 갑작스러운 가슴통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많습니다. 봄이 왔으니 날씨가 풀렸다고 생각해 운동을 무리하게 하거나 성인병 관리에 소홀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특히 급성 심근경색증은 봄철 돌연사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평소 심장질환을 앓고 있다면 봄맞이 준비도 더욱 각별해야 합니다.

 심장혈관질환은 주요 사망원인 2위로 특히 전체 돌연사의 약 80%를 차지합니다. 심장질환 중에서도 급성 심근경색증이 가장 위험합니다. 심근경색증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혈전(피떡)으로 막혀서 심장 근육(심근)에 혈액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심장 조직이 괴사(세포가 죽는 현상)하는 병입니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심각하면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심근경색증은 특별한 증상 없이 갑자기 발병해 심각성이 큽니다. 평소 통증이 없는 이유는 혈관에 노폐물이 쌓여 있으나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킬 정도로 심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평소에는 증상이 없다가 노폐물 위에 혈전이 갑자기 발생하면 심한 혈액순환 장애가 일어나 안정 시에도 심한 흉통이 발생하게 됩니다.

 심근경색증 초기에는 가슴의 정중앙 또는 약간 좌측에서 통증과 함께 식은땀이 발생합니다. 흉통을 호소하기도 전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심근경색증은 좁아진 혈관으로 인해 발생하는 협심증과도 증상이 비슷한데, 협심증에 의한 가슴통증은 계단을 빨리 올라가거나 활동을 심하게 하면 나타났다가 쉬면 사라지고 통증의 정도가 참을만한 반면에 심근경색증은 운동과 관계없이 안정 시에 갑자기 발생하고 통증의 정도가 매우 심해 아파서 죽을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차이가 있습니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고혈압·고지질혈증·당뇨병 등 성인병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높아집니다.

중년 이후에는 이러한 성인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고, 성인병을 앓는 사람일수록 혈관에 노폐물이 쉽게 쌓이고 혈전이 발생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돌연사 위험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당뇨 환자나 고령자인 경우에는 가슴 통증을 소화불량으로 오해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족력도 위험 요인 중 하나입니다.

심장병으로 사망한 가족력이 있는 집안은 심장병에 따른 돌연사 위험이 3~4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도 흡연·비만·운동 부족 등도 관련 있습니다. 가족력이 있는 성인병 환자는 급성 심근경색증 예방을 위해 금연이 특히 중요합니다.

 요즘 같이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 심근경색증 발생이 증가합니다. 봄에는 꽃샘추위 등으로 인해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기도 하고, 아침과 한낮의 기온이 10도 이상으로 크게 차이 나기도 합니다.

우리 몸속 혈관은 외부 온도에 민감해 기온이 내려가면 즉각적으로 수축 반응을 보입니다. 혈액이 좁아진 공간을 통과해야하기 때문에 교감신경계는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혈압과 맥박을 일시에 끌어올리고 혈관 내에 혈전 발생위험을 높입니다.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면 빨리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이 경우 상태에 따라 약물요법, 경피적 관상동맥확장술, 관상동맥우회수술로 치료합니다.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심장마비 즉 돌연사가 발병하면 4분 이내 심폐소생술과 함께 가능한 빨리 막힌 심장혈관을 뚫는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심장동맥의 폐쇄가 시작된 지 20분 이내에 심장 근육의 안쪽에서부터 괴사가 시작돼 2~4시간 후에는 바깥쪽까지 진행해 심장 근육의 전체에 이릅니다.

 대개 발병 직후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약 30%가 사망하며, 병원에 도착해서 적극적인 치료를 하더라도 사망률이 5~10%에 이릅니다. 만약 급성 심근경색증이 의심되면 응급 관상동맥조영술이 가능한 병원 응급실로 빨리 가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만 후유증과 돌연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도움말=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전두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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