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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직 인천재능대학교 호텔관광과 교수
지난달 단일 단체여행객 수로는 인천에선 최대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유례가 없는 대규모 유커가 인천으로 포상관광을 왔다. 26일부터 29일까지 중국 건강식품업체 아오란그룹의 총재와 임직원 등 6천 명 규모의 유커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들이 나흘 동안 인천에 머물면서 치맥파티 등 다양한 관광 일정을 즐기는 동안 세간에는 마이스(MICE)산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을 뿐만 아니라 마이스산업이 가진 경제적 효과에도 이목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번 포상관광에 참가한 유커들은 항공기 158대를 나눠 타고 왔으며, 방문 행사 중 월미도 문화의거리에서 4천500명이 참가한 치맥파티에는 6인용 탁자 750개를 비롯해 인천지역 곳곳에서 공수된 치킨 1천500마리와 캔맥주 4천500개가 동원됐다고 한다.

이들이 마신 맥주를 하나씩 쌓아올린다면 인천에서 가장 높은 산인 마니산(469.4m)보다도 훨씬 높은 765m에 이른다. 인천시는 숙박과 교통, 위생 등 전 분야에서 비상업무체제에 들어갔으며, 이들의 단 나흘간의 체류로 약 120억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했다.

 일반적으로 마이스산업이란 다국적 기업 등 대기업이 주최하는 기업회의(Meeting), 보험업과 판매업 등에서 성과가 높은 직원을 선발해 교육과 함께 관광을 시키는 인센티브관광(Incentive Travel), 국제협회나 학회 주최의 국제회의(Convention), 각종 대규모 국제 박람회나 전시회(Events&Exhibition) 등을 총칭하는 복합적인 산업을 의미하며, 주로 외국인들이 비즈니스 목적으로 대거 참여하는 국제행사(BT)를 뜻한다.

 최근 ‘황금 알을 낳는 거위’, ‘굴뚝 없는 황금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마이스산업이 대중의 주목을 받는 주요 이유는 거대 규모의 방문인원과 그들이 현지에서 머무르면서 소비하는 경제적 파급효과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 조사에 따르면 마이스 참가자들의 1인당 평균 소비액은 일반 관광객의 3.1배, 체류기간은 1.4배에 달한다. 그리고 마이스산업 자체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도 크지만, 행사를 주최하는 단체·기획사·개최지·숙박업체·음식점 등 다양한 산업과 전후방으로 연계되며 발생하는 부가가치가 더 크다.

 더불어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통해 국가나 지자체의 이미지 개선, 인프라 구축 확대, 사회문화 교류 증가, 정치적 위상 증대 등과 같은 부수적인 효과도 수반된다.

 이에 인천시는 지난해 1월 마이스산업과를 신설하고 마이스산업의 발전을 위해, 한편으론 행사 유치를 위해,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인프라 구축과 관련 산업 육성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고, 이번 포상관광 유치는 그 성과의 하나로 보여져 그동안의 노력에 큰 박수를 쳐 주고 싶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인천시의 마이스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게 보인다. 당초 이번 포상관광도 7천500명 규모로 예정됐지만 이용시설이 부족해 6천 명으로 줄었을 뿐만 아니라 호텔이 부족해 인천은 물론 경기도와 서울의 호텔까지 총동원됐고, 특히 대형 식당이 없어 지하 주차장을 임시 식당으로 개조하는 촌극도 벌어졌다고 한다. 관련 인프라가 아직도 절대 부족한 실정이다.

 굴뚝 없는 황금 산업의 승자가 되려면 관련 시설을 확충하고, 동시에 쇼핑·식도락·공연 등 관광콘텐츠를 적극 개발하고 연계해 관광만족도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일본·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은 마이스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으며, 뉴욕·파리·상하이(上海) 등 세계 주요 도시 또한 관련 행사 유치를 위해 정부, 기업, 학계, 업계 등과 전략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총성 없는 유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 행사를 통해 인천시 마이스산업의 실체가 밝혀졌다는 점이다. 부족한 부분을 장·단기적 과제로 잘 해결해 나간다면 말 그대로 인천시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를 기를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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