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에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시민들이 미세먼지와 때아닌 사투를 벌이고 있다. 봄나들이철을 맞아 북적거려야 할 유원지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겼으며, 도심 거리에도 마스크를 하고 외출하는 시민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4일 수원시 광교산 입구에는 여느 주말과 달리 등산객들이 거의 돌아다니지 않는 등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친구나 지인, 단체로 놀러온 등산객 인파 중에는 황사마스크를 착용하고 산에 오르는 모습도 자주 목격할 수 있었다. 미처 마스크를 준비하지 못한 등산객들은 손수건이나 두건으로 입과 코를 가린 채 산을 올랐다.

화성 궁평항도 지난 16일부터 바다낚시터 보수공사를 마치고 재개장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으나 관광객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방파제에서 바라본 바다는 미세먼지로 하늘이 탁해져 평상시 시야에 보이던 인근 화성방조제가 흐릿하게 보였으며, 바닷가에 떠 있는 어선들도 눈에 띄지 않았다.

시내 곳곳도 마찬가지였다. 안양 평촌과 수원역 등 시내 거리마다 시민들은 미세먼지를 의식한 듯 버스나 사람을 잠깐이라도 기다릴 때면 건물 안에서 기다렸다. 매장 직원들도 가게 안으로 들어온 미세먼지를 청소하기 위해 연신 수건으로 닦아냈으며 매장 밖에도 물을 뿌렸다.

의왕지역 한 편의점 직원은 "평소에는 손님이 없으면 쉬었는데 미세먼지가 심해진 이후부턴 계속 진열대를 닦아야 하기 때문에 잠시도 쉴 틈 없이 일한다"고 토로했다.

시내 병원이나 약국에도 기관지나 호흡기 이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줄을 이었다. 화성의 한 약국 관계자는 "요즘은 황사마스크가 하루 10장 이상씩 팔린다"며 "미세먼지가 계속 이어진다고 해서 물량을 많이 들여놨다"고 말했다.

도는 전날 도내 31개 전 시·군에 차례로 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했으며, 이날도 오후 3시 기준 도내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에 해당하는 84㎍/㎥를 기록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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