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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희선 교육정책포럼 대표
지난 4월 20일 오전 7시 인천 쉐라톤 호텔에서 개최된 ‘제359회 새얼아침대화’에서는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인에게 듣는다’라는 주제 하에 인천지역 13명의 국회의원 당선인이 모두 나와 각자 앞으로의 각오를 밝히는 흐뭇한 시간을 가졌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 각자가 밝힌 포부대로 초심을 끝까지 이어간다면 우리의 미래는 분명 밝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패거리 싸움으로 일관했던 최악의 19대 국회를 탈피해야 할 300명의 20대 국회의원 임기는 5월 30일부터 4년 후인 2020년 5월 29일까지다. 이 4년은 한국의 진운을 좌우할 결정적으로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20대 국회의원들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만 한다. 최악의 막장으로 지목된 19대 국회 모습을 근본적으로 환골탈태하지 못한다면 우리에게는 결코 희망이 없다.

 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의 기쁨을 누리기엔 우리의 형편이 만만치 않다. 북한 김정은은 핵무기를 휘두르고 ‘핵공격’을 외치면서 곧 5차 핵실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거제와 포항 등 산업 현장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수출은 격감하고 경제성장의 전망치는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으며, 기업에서는 구조조정의 심각성이 거론되고 있다.

 4·13 총선에서 민의가 보여 준 여소야대 정국은 정치의 복원에 대한 국민적 명령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의 난국을 헤치고 정치적 쟁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야 모두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총선 민의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 소통의 정치, 상생의 정치로 집약할 수 있다. 여야는 모두 총선 민심을 겸허히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말에 진정성이 있다면 국회는 타협의 정치로 당장 민생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 민생과 국익을 생각하는 정치만이 살길이라는 것이 바로 이번 총선의 명령인 것이다.

 특히 20대 국회의 새 출발에 앞서 국회의원 당선인들은 무엇보다 뼈를 깎는 심정의 새로운 각오와 의지를 다지지 않으면 19대 국회가 겪은 국민적 지탄을 면할 수 없다고 본다. 정신적 기둥과 인격이 허약하면 개인도 흔들리고 국가적으로도 위태로워진다. 로마나 몽고 같은 과거의 대국들도 외침 때문에 망한 것이 아니라 내부 문제로 몰락했다는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한국의 정치·경제적 현실이 겉으로 드러난 심각한 형편이지만 사실은 각자의 속사람과 가치관과 사고방식이 중요한 뿌리가 되고 있다.

행동은 생각에서 나오고 판단은 동기에서 좌우되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의 정치적 갈등이나 경제적 침체 등 현안문제의 근원도 정신력과 가치관이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

공자도 좋은 정치를 위해서는 무기(국방력)보다 양식(경제력), 양식보다 신뢰(정신력)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행록(景行錄)」에도 정치의 요소는 공평하고 밝은 데 있고, 집을 이루는 데는 검소하고 부지런함에 있다고 했다. 「대학(大學)」에서도 나라를 얻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집을 정돈해야 한다. 집을 정돈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몸을 닦고, 몸을 닦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을 바르게 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서양에서 가장 탁월했던 로마제국은 세계로 통한다는 말처럼 사통팔달의 방사선 도로망을 갖췄고, 현대사회에도 적응될 만한 로마법 체계와 알파벳의 원형인 로마글자 등 세계 문맹의 꽃이었다. 이런 로마제국의 멸망 원인을 연구한 에드워드 깁본은 「로마제국 멸망사」에서 다섯 가지로 멸망의 원인을 밝혔다.

그러나 이는 하나의 국가가 흥망성쇠의 과정을 겪거나 하나의 문명체계가 붕괴되는 과정이 결코 외형적인 물질 문제나 제도만이 아닌 내면의 정신적이고 가치관적인 데 있다는 역사적 교훈을 줬다.

 따라서 제20대 국회의원 여러분은 정신적인 리더십을 밝히는 데 솔선수범해 주기를 기대한다.

더욱이 우리에게는 절체절명인 남북관계에 결정적 시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북한 권력층 자녀들이 집단 탈출하는가 하면, 경찰 총국 간부와 고위 외교관들까지 망명하는 북한은 체제 전체가 난파선 신세라고 한다.

정치권이 합심하면 북한으로 하여금 어떤 변화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세와 자신감을 갖고 남북통일의 숙원적 과제 해결을 위한 북한의 급변사태에도 지혜롭게 대비해 나가야 한다.

 20대 국회의원 당선인들에게 거듭 축하를 드리며, 국민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해주는 믿음직한 국회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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