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 한 주택가 골목에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카메라가 설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 쓰레기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김건우 인턴기자
▲ 수원시 한 주택가 골목에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카메라가 설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 쓰레기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김건우 인턴기자
‘불법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수원시가 수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무단 쓰레기 상습투기지역에 단속카메라를 설치했지만 제 기능을 못하면서 무용지물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시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억7천여만 원을 들여 관내 상습 불법 쓰레기 투기장소 총 179곳에 200만 화소급의 단속카메라를 설치·운영 중이다.

하지만 단속카메라의 성능이 떨어져 단속실적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날 권선구 금곡동 일대에는 단속카메라가 전신주에 설치돼 있었지만 인근 가정집과 상가 등에서 무단 배출한 나무판자와 생활쓰레기 등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단속카메라 하단에는 ‘이곳에 불법 쓰레기를 버리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경고글이 부착돼 있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으며, 장시간 수거되지 않은 일부 쓰레기에선 악취까지 진동했다.

팔달구 인계동 주택가 골목길에도 무단쓰레기 단속카메라가 설치된 시설물 바로 밑으로 가정집에서 내다 버린 음식물쓰레기와 페트병, 폐의류 등 온갖 생활쓰레기들이 산적해 있었다.

현재 시에서 설치한 단속카메라 전체 179대 중 102대는 쓰레기 배출시간 이외의 시간에 투기자가 접근하면 경고음이 전혀 나지 않는다.

주민 양모(56·여)씨는 "무단투기 쓰레기 때문에 구청에 민원을 넣어 단속카메라가 설치됐는데 달라진 게 없다"며 "단속카메라가 거의 무용지물에 가깝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단속카메라에 투기 장면이 포착되더라도 쓰레기봉투를 뒤져 개인정보가 담긴 증거물을 확보하기 힘들어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며 "지난달부터 방범용 CCTV까지 쓰레기 불법 투기에 활용하고 있어 투기가 점점 감소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명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김건우 인턴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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