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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성 인천대학교 겸임교수
인천 골프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2013년 전국체육대회 개최와 그 다음 해에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작년에는 아시아 국가 최초로 프레지던츠컵을 유치해 10만 명 이상의 갤러리가 경기장을 찾을 만큼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러낸 인천은 국내 최고 인기의 한국여자오픈골프대회를 비롯한 국내외 권위 있는 남녀 프로대회까지 열리는 자타가 인정하는 골프 명품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올 들어 지역 내 골프장들로부터 인천광역시골프협회에서 주관하는 각종 학생골프선수권대회 개최가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로, 인천골프협회는 대회를 개최할 골프경기장을 구하지 못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인천골프협회가 주최 또는 주관하는 대회는 이미 30년 이상의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인천광역시장기 학생골프선수권대회’와 ‘인천골프협회장기대회’, 2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는 ‘인천광역시 교육감기 학생골프선수권대회’, 그리고 골프꿈나무들의 꿈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인천광역시 서구청장배 학생골프선수권대회’ 등 한 해 동안 총 5개 인천대회를 통해 전국체육대회와 전국소년체육대회 그리고 16개 시도 선수권대회 등 전국대회에 출전할 인천 대표선수를 선발, 훈련을 지원하고 대회 성적에 따라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을 위한 포인트도 부여해 왔다.

 한때 인천의 골프환경이 좋지 않아 학생선수들이 좀 더 나은 연습환경을 찾아 타 지방으로 전학을 가는 일도 있어 인천 골프가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으나 최근 지역에 새롭게 조성된 골프장들의 협조와 지원으로 연습환경이 많이 개선돼 좋은 환경을 찾아 인천을 떠났던 선수들뿐만 아니라 타 지역의 학생선수들까지 전학을 오는 등 몇 년째 70여 명에 머물던 인천골프협회 등록선수가 올해는 100명 이상으로 늘면서 인천 골프가 다시 전성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인천지역 골프장들의 갑작스러운 대회 개최 불가 통보는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골프꿈나무들을 후원·육성하고 있는 골프협회 관계자들은 물론 세계적인 골프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밤낮 없이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학생선수들과 부모님들까지 애를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대회 개최를 거부하는 골프장들의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인천골프협회가 개최하는 학생대회는 대한골프협회 및 R&A가 승인한 골프규칙을 적용하는 대회로, 경기규칙에 따라 정확하게 경기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경기시간에 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됨은 물론 지연에 따른 영업적 손실은 차치하더라도 타 고객들의 불만 표출과 코스 관리의 어려움 또한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이런 모든 어려움을 감수하며 대회를 개최해 준 인천지역 골프장들의 협조와 지원에 대해 인천골프협회와 소속 학생선수들도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최근 자치단체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타 시도에서 개최하고 있는 대회까지 유치비를 부담해 가며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인천은 관내 대회마저 다른 시도의 골프장을 노크해야 하는 기현상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도움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어렵게 시간을 내 봉사하고 있는 협회 관계자들과 경기위원들의 참여도 힘들게 하고, 학생선수와 부모님들까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기업이 이윤 창출과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노력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지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지역과 상생하려는 노력 또한 이윤 창출이나 고객 만족 못지않게 중요한 존재가치로서 학생들이 꿈을 펼쳐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 역시 지역 기업들이 해야 할 마땅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학생골프대회가 단순히 개최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공존하고 있는 어른들의 편의적 결정으로 인해 어린 학생들의 꿈이 포기되거나 좌절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전국체전 인천대표 선발을 인천지역 골프장들의 거부로 대회를 치를 수 없어 날짜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골프 명품도시 인천’의 진풍경을 다른 시도는 어떤 마음으로 지켜볼지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다.

바라건대 하루빨리 인천 대표선수를 선발할 수 있는 대회 장소가 확정돼 꿈나무들이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인천지역 골프장의 적극적인 대회 개최를 기대하면서, 협회와 선수들도 그동안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대회 장소를 제공해 준 인천지역 골프장에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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