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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석승 동북아교육문화진흥원장
김정은이 ‘김 씨 일가’의 제3대 절대권력 세습자로 등장한 지 5년째에 접어들고 있는 지금, 북한은 내우외환(內憂外患) 또는 사면초가(四面楚歌)라 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다.

 이 때문에 지금 북한 내부에서는 주민들의 김정은정권에 대한 불평과 불만이 하늘을 찌를 듯 높아만 가고 있으며, 특히 당·정·군의 고위 간부들은 막가파식으로 ‘숙청의 칼’을 휘두르고 있는 김정은이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자신을 겨눌지 몰라 불안과 공포감에 바들바들 떨고 있다.

 여기에 더해 유일한 맹방이었던 중국마저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가 하나씩 북한 정권의 숨통을 조여 오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정권의 붕괴’라는 최악의 사태가 다가올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마저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고 있다.

 이렇듯 백척간두의 가련한 처지에 점점 빠져들고 있는 북한의 실상을 ‘김정은정권의 10대 실정과 망조’라는 제목으로 고찰해 보고자 한다.

 김정은정권의 가장 큰 실정 가운데 첫 번째 것으로 유엔 등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제재가 불러온 것이 바로 ‘제2의 고난의 행군’이라 볼 수 있다. 북한의 각급 관영매체에서는 "혁명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며 "풀뿌리를 씹어야 하는 고난의 행군을 또다시 해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하고 있고, 특히 "자력자강을 원동력으로 전진하고 있는 우리에게 제재는 통하지 않는다"고 강변하면서도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인민의 생존권을 짓밟는 반인륜범죄이며, 미국의 제재 때문에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 인민들이 가슴 아픈 희생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내심으로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에 매우 큰 부담을 느끼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저지른 두 번째 실정은 비정상적 통치 또는 정신이상상태에서 비롯된 것으로, 1950∼60년대의 촌스러운 통바지에 괴상망측한 머리 모양, 언제나 신경질적이고 상기된 표정으로 간부들을 쏘아보며 큰소리로 욕설을 퍼붓고 돌아서서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너털웃음을 치는 모습에서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그의 정신상태는 집권 초기부터 현재까지 계속하고 있는 군장령의 계급장을 수시로 떼었다 붙였다는 하는 이른바 ‘견장정치 행태’에서도 잘 찾아볼 수 있다.

 세 번째 실정은 반인륜적 공개 총살이나 숙청 등 공포통치로 인한 권력층 분열을 들 수 있는데, 그는 2012년 절대권력을 세습한 이후 현재까지 자신이 권좌(權座)를 차지하는 데 절대적인 도움을 줬던 인민군 총참모장 리영호를 비롯해 친고모부 장성택, 인민무력부장 현영철 등 130여 명을 숙청했으며, 이 중 70여 명에 대해서는 기관총으로 난사하는 등 잔인한 방법으로 공개 처형했다.

 네 번째 실정으로는 잇따른 핵실험으로 백두산의 폭발 가능성이 증대하고 있다는 점, 다섯 번째는 최대 우방인 대중관계 파탄 및 중국으로부터의 제재와 압박이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점, 여섯 번째는 자력회생이 불가능할 정도의 참담한 경제 파탄을 들 수 있을 것이며 일곱 번째는 뇌물, 마약, 살인강도 등 부패가 만연해 있고 강력범죄 역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이다.

 여덟 번째는 엘리트계층의 집단 탈북을 들 수 있다.

 지난달 초 중국의 북한식당에서 일하던 지배인을 포함한 13명의 종업원들이 집단 탈북해 우리나라로 온 것을 비롯, 당 간부와 해외 주재 외교관, 무역일꾼들이 앞다퉈 망명을 하고 있다. 2013년 8명, 2014년 18명에 이어 2015년에는 20여 명으로 그 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들 중에는 중앙당 39호실에서 홍콩에 파견돼 당 자금을 관리하던 간부, 정찰총국 현역 대좌 등까지 포함돼 김정은정권의 붕괴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홉 번째는 주민들의 의식이 급변하는 가운데 반(反)김정은 욕설이나 낙서 등 주민들의 저항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며, 열 번째로는 가뭄이나 홍수, 산림 훼손 등 인재성 자연재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김정은의 10가지 실정 때문에 북한은 그야말로 백척간두(百尺竿頭)의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 때문에 김정은정권이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고 있는 민심 이반 현상을 지금처럼 ‘나 몰라라’하고 방치하거나 외면한다면 얼마 가지 않아 정권 자체가 자연스럽게 붕괴될 것이라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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