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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익 인천환경공단 이사장

세계적인 비즈니스 저널리스트인 챨스 피시먼은 저서 「거대한 갈증(2011)」에서 "상하수도 서비스 없이 문명은 지속될 수 없으며, 물의 운명이 인간의 운명이다"라고 물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또한 영국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대 교수인 P.D 스미스는 그의 저서 「도시의 탄생(2015)」에서 "상하수도는 도시위생 측면에서 도시생활의 필수 시설"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수도의 역사는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2000년께 크레타섬 궁전에 이미 수세식 배수관을 달았으며, 기원전 6세기에는 바빌론에서 토관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대식 하수도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영국 산업혁명 이후 급속한 도시 인구 급증으로 인한 전염병이 번지자 오물을 물과 함께 흘려보내는 하수관 설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하수도와 관련한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다. 지난 2007년 1월 영국의 의학잡지 ‘브리티시메디컬저널’은 구독자를 대상으로 지난 160년간 현대 의학이 이룬 가장 위대한 성과가 무엇인가에 대한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투표자들이 가장 중요한 업적으로 꼽은 것은 하수도와 깨끗한 물(개인 위생)이었다. 근소한 차이로 항생제와 마취, 백신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그에 앞선 2003년 영국 BBC방송은 산업계의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하수도를 파나마운하와 뉴욕 브루클린다리, 미국 대륙횡단철도, 미국 후버댐, 영국 벨록 등대, 영국 증기선 그레이트호와 함께 선정하기도 했다.

 1800년대 영국 런던은 오수가 템즈강으로 그대로 흘러들어가 악취가 진동하고 콜레라가 발생해 1848년 이후 1만4천여 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를 겪었다.

 이를 계기로 영국은 현재 가치로 수억 파운드를 투자해 당시 책임토목기사인 베젤제트가 주창한 하수도를 건설했다. 1859년부터 16년간 총 885㎞의 터널 건설과 2만1천㎞ 지선 연결공사를 했다.

한편, 프랑스는 나폴레옹 3세 때인 1833년부터 40년에 걸쳐 파리 시내 재개발을 하면서 토목기술자인 벨 그랑에 의해 근대식 하수도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현재는 파리 시내에만 2천100㎞에 이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1857년 최초로 아담의 설계에 의해 뉴욕 브루클린에 하수도를 착수했다. 일본은 1877년 도쿄에 콜레라가 창궐하자 1883년부터 1885년 도쿄 간다(神田) 지방에서 분류식 하수도를 부설한 것을 근대식 하수도의 효시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근대적 하수도 시설은 1914년 시가지 정비 부수사업으로 실시한 6천833m 하수도 암거공사로 보고 있다. 1918년부터 1943년 4차에 걸쳐 225㎞에 이르는 가선 및 지선을 건설했다. 1979년에는 하수도사업을 지방자치단체 재정으로 충당토록 했으며 1970년 ‘하수도’법을 제정했다.

 인천시의 경우 1934년부터 1936년 3개년 계획인 제1차 하수도정비사업 실시를 시초로 보고 있다. 현재 하수도 관망 4천600㎞, 하수도 보급률 80.7%, 합류식과 분류식이 각각 54.7%와 44.3%를 차지하고 있다. 또 6개 하수처리장에서 일일 61만8천t의 오폐수를, 분뇨처리시설은 일일 2천30t의 분뇨를 처리하고 있다.

 인천시 하수도 분야의 상황은 시설 투자와 운영 면에서 전반적으로 매년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하수도 보급률과 분류식 하수도 미흡, 운영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하수도 사용료와 그에 따른 만성적인 재원 부족, 적기적시의 투자 실기(失期), 하수시설의 노후 고장, 운영인력의 경쟁력과 전문성 미흡, 비효율적인 시설 운영, 수질기준 초과 및 악취로 인한 민원 등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기초한 하수도 사용료의 현실화율 제고가 시급하다. 또한 적정한 하수처리시설 운영을 위한 적기적시의 투자, 인적 자원의 전문성과 경쟁력 배양, 효율적인 시설 운영, 하수도박물관 건립 등을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한 때라고 본다. 수준 높은 환경서비스 제공을 통한 시민 행복의 증진도 인천환경 가치 재창조의 역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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