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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혁진 전 인천안산초교장

5월은 유난히 기념일이 많은 가정의 달이다. 우리의 미래 어린 새싹들이 수유칠덕(水有七德)의 마음가짐으로 가족과 함께 보람된 시간을 보내기를 바란다.

 명철보신(明哲保身)이란 말이 있다. 명(明)이란 이치에 밝은 것이요, 철(哲)은 사리가 분명하다는 뜻이다. 보신(保身)이란 도리에 어긋나지 않게 행동하며 자신을 온전히 보전한다는 뜻이다. 나는 일상생활에서 법도에 어긋난 행동을 하지는 않았는가? 스스로 질문을 던져 보자.

 며칠 전 출근시간 직장인들이 출근하기 위해 혼잡한 전철 환승 통로로 사람을 밀치며 타는 곳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봤다. 밀침을 당한 사람은 멍하니 쳐다만 보며 말 없이 불쾌감을 표시했다. 법도에 어긋나는 모습을 뉴스를 통해 무수히 봤다. 자녀를 학대하는 일, 남의 물건을 소매치기하며 쉽게 살려는 모습, 남을 협박하거나 속임수를 써 이익을 얻으려는 일, 청소년의 탈선행위로 사회의 혼란과 생명의 위협 등 규범에 어긋나는 소식을 접한다.

전철이나 버스에서 어른에게 좌석을 양보하는 젊은이의 마음, 자기 부인이 전철 타는 곳에서 새치기하려 하자 부인의 팔을 잡으며 "여보, 질서를 지키며 천천히 타요"라고 말하는 노신사의 모습에 나 자신도 마음이 뭉클했다. 노신사의 여유로운 생활 모습에 인품과 덕망을 존경하는 마음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도 매일매일 배우는 생활의 지혜가 필요하다. 여유로운 생활은 행복의 지름길이고, 여유를 모르는 사람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거리가 멀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은 보고 듣는 가운데 자신도 모르게 인격 형성에 영향을 준다. 어떤 환경에서 자라는가에 따라 착한 사람이 되기도 하고 악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노자(老子)의 인간 수양 근본인 물이 가진 수유칠덕(水有七德)의 마음가짐을 되새겨 보자.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겸손(謙遜)한 마음, 막히면 돌아가는 지혜(智慧)의 생활 습성, 구정물도 받아주는 포용력(包容力), 어떤 그릇에나 담기는 융통성(融通性), 바위도 뚫는 끈기와 인내(忍耐), 장엄한 폭포처럼 투신하는 용기(勇氣), 유유히 흘러 바다를 이루는 대의(大義)가 물에서 배워야 할 생활 덕목이다.

 공자는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자는 산을 좋아한다고 했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의 본성과 인간의 본성인 선(善)은 같다는 것이다. 물과 같이 한마음으로 뜻을 같이하면 삶의 즐거움이 찾아오고 행복한 삶이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수유칠덕(水有七德)의 마음가짐은 바로 인성교육의 진리와 같다. 선과 악을 스스로 구분 지혜로운 마음으로 가치를 선택하는 도덕성 형성 교육의 진리이다. 교육의 효율성 추구는 물과 같은 순리에 따라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도덕적 규범의 진리 의미를 이해하고 합리적 가치를 선택하는 도덕성 교육의 진리다.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것은 물처럼 사는 상선약수(上善若水)라 했다. 이 말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말이다. 흘러가는 강물처럼 흘러가다 부딪히는 모든 것들과 소통하고 어울리며 또 유유히 흘러가다 보면 씻기고 비우고 맑아지고 깨우치면서 흐르는 물처럼 인생의 강물은 마침내 바다로 흘러가는 수유칠덕의 삶이다.

 인성 형성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공부만 잘하는 아이가 인생의 승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공부만 잘하면 행실이 좀 나빠도 용서하고 귀여워해 주는 부모 밑에서는 예의 바른 자녀, 효도하는 자녀가 길러질 수 없다.

 텔레비전 드라마를 통해 부유층의 자녀는 어딘가 모르게 악한 모습으로, 보통의 선량한 사람은 선한 행동으로 연출하는 모습은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 같다.

 이 세상을 살아가며 남을 멸시하고 천하게 여기는 마음을 버려야겠다. 모든 사람이 자기 이익만 챙기기보다 남을 배려하는 겸손이 우선한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더욱 훈훈한 인정이 깃든 세상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 물이 흐르는 순리대로 수유칠덕의 마음으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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