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 축제

 이날 축제가 열린 청계중앙공원 일대에는 유명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OST ‘인생의 회전목마’가 잔잔하게 울려 퍼졌다. 공원 한쪽에 마련된 야외공연장에서 합주단 ‘스트링앙상블’의 오프닝 공연이 시작된 것이다.

 공연에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합창곡으로 불린 ‘넬라 판타지아’, 애니메이션 ‘알라딘’의 주제가 ‘A hoel new world’ 등 일반에게 친근한 음악들이 연주돼 호응을 끌었다.

 참가한 5개 팀 중 특히 큰 사랑을 받은 공연은 극단 ‘이미지헌터빌리지’의 코믹마임극이었다.

 공연에 나선 윤푸빛(39·여)단장과 남호윤(33)씨는 평소 마임극을 펼치는 극장이 아닌 사방이 트인 야외에서 공연해야 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관객들의 참여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며 관객들과 함께 공연을 즐겼다.

 마임 공연 13년 경력의 윤 단장은 "원래 무대 뒤에서 준비할 곳이 필요한데 오픈된 공간이라서 조금 어려웠다"며 "관객들이 배우와 호흡하는 것을 어색해하는 모습에 애를 먹기도 했지만, 반응이 점점 좋아졌고 마지막에는 더 해 달라는 앙코르 요청도 받았다"고 말했다.

 두 딸과 함께 공연을 관람한 김도영(37)씨는 "아이들이 처음으로 마임을 봤는데 신기해 하더라"며 "아내가 일하는 날이라 함께 오지 못해 아쉬웠다. 다음에는 꼭 같이 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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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홍보부스를 찾은 어린이들이 자전거를 이용해 전력 체험을 하고 있다. 홍승남 기자

 # 전기도 아끼고, 안전도 지키고

 한전 서수원지사는 축제 방문객들에게 자전거를 전기로 만드는 체험을 제공했다.

 방문객들 중 가위바위보에서 이긴 사람은 선풍기 앞에 섰고, 진 사람은 전기가 만들어지는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으며 선풍기에 전력을 공급했다.

 체험에 참가한 동탄중 신연후(16)군은 "축제를 하는 줄 모르고 가족과 함께 공원 산책을 나왔다가 재미있는 체험을 했다"며 "자전거로 전기를 만드는 일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동준 한전 서수원지사 부장은 "자전거로 전기를 만드는 체험을 통해 시민들이 전기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으면 좋겠다"고 체험의 취지를 설명했다.

 바로 옆에서는 화성소방서와 동탄여성의용소방대가 함께 진행한 소화기 사용법 및 심폐소생술 교육이 펼쳐져 방문객들에게서 큰 인기를 끌었다.

 시민 최서영(32·여)씨는 "소화기를 처음 사용해 봤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며 "심폐소생술은 하고 나니 진땀이 났지만 꼭 알고 있어야 하는 상식이라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동엽(51)동탄여성의용소방대장은 "다양한 축제와 행사들을 다니며 시민들에게 교육을 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평소에도 심폐소생술을 익혀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 관람객 안전은 우리가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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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경찰’ 조끼를 입은 화성 반월고 학생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조흥복 기자
"봄사랑 가족축제의 안전은 저희가 책임지겠습니다."

 청계중앙공원 광장에 마련된 행사장 곳곳에서는 ‘시민경찰’ 조끼를 입은 화성 반월고 학생 10여 명이 조를 이뤄 질서 유지 활동을 벌였다.

 경찰동아리는 지난해 신효수(화성 반월고 2년)군을 중심으로 경찰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거나 사회적 약자를 돕는 봉사에 관심있는 학생 20명이 모여 자율적으로 만들었다.

 신효수 군은 "학교전담경찰관에게 소방안전과 호신술 등을 배우고 있으며, 경찰 업무 관련 시청각자료를 이용해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행사에 나가지 않는 평상시에는 조를 이뤄 야간자율학습 후 하굣길 순찰을 돌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성(50)화성(동·서부)경찰서 시민경찰 부본부장은 "시민이 직접 경찰 업무를 체험하며 시민과 경찰 간 거리를 좁히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활동 중인 화성경찰서 시민경찰과 경찰·경호의 꿈을 갖고 있는 학생들의 마음이 통해 학생시민경찰을 선발·운영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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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용중 DIY동아리에서 마련한 부스에서 어린이들이 비즈를 이용해 팔찌를 만들고 있다. 홍승남 기자

# 축제를 빛낸 중학생 동아리

 봄사랑 가족축제 현장에는 ‘DIY 체험활동’ 부스가 유독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아기자기한 구슬팔찌부터 공예품에 비견될 만한 소품까지 수십 종의 액세서리가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부스를 운영하는 이들은 노인옥(46)지도교사와 함께한 안용중 DIY동아리원 정예 멤버 7명. 이들은 행사에 참가하기 전부터 각종 박람회와 아이디어 공모전 등에서 10여 차례의 수상 경력이 있는 자타공인 전문가로, 화성시에서는 이미 유명했다.

 부스에서는 대중에게는 아직 생소한 냅킨아트, 컬러비즈나 다양한 소재로 만든 팔찌·목걸이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은 물론 직접 제작 체험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이들은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얻는 수익 전액을 불우 이웃이나 소외된 계층에게 기부하는 선행도 이어오고 있다.

 원현아(안용중 3년·여)동아리 회장은 "친언니가 전대 회장이었는데 언니가 이것저것 만드는 것을 보고 매력에 빠져 DIY를 시작하게 됐다"며 "동아리원들은 일주일에 두 차례 정도 모여 함께 소품을 제작하거나 외부 강사 특강을 들으며 실력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옥 지도교사는 "이번 축제 역시 아이들이 정성껏 만든 액세서리를 판매해 홀몸노인이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지역 예술가가 동참한 ‘동탄예술시장’

 제9회 화성시 봄사랑 가족축제가 열린 청계중앙공원 초입에는 오전부터 파란색 파라솔들이 가지런히 들어섰다.

 유리로 그려진 인형에 색을 입히는 캐릭터 인형 체험 ‘햇살정원’과 수제 에코백과 파우치 등을 구입할 수 있는 ‘빈티지톡’, 목판화를 체험할 수 있는 ‘우드스톡’ 등 16개 팀의 지역예술가들이 동참한 동탄예술시장이 올해 처음으로 봄사랑 가족축제에서 열린 것이다.

 축제 장소로 향하는 사람들은 잠시 예술시장에 들러 작품들을 구경하고, 때로는 체험에 나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한지그림’이라는 특색과 저렴한 체험료로 신승분(50)·신승현(45)자매 작가의 한지그림 체험부스는 축제를 찾은 가족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부채와 휴대전화걸이, 손거울 등에 색색으로 물들인 한지를 오리고 붙여 그림을 완성하는 한지그림은 짧은 시간에 고운 색감의 작품을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예사랑 한지그림연구회’의 연구사범이기도 한 자매의 입가에는 사람들을 가르치는 동안에도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한지그림 경력 10년 차인 신승현 작가는 "한지공예가 아닌 한지를 붙여 그림을 만드는 한지그림을 소개하고 있다"며 "한지로 표현할 수 있는 그림의 종류와 장르는 무궁무진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소단위 축제지만 생각보다 반응도 좋고 매출도 좋다"며 "축제가 다시 열리면 좀 더 많은 준비를 해서 반드시 참가하고 싶다"고 밝혔다.

 예술시장을 준비한 이병권 화성시문화재단 팀장은 "시민들에게 유익한 추억이 될 수 있도록 공산품 판매,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는 작품 등에 제한을 두고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지역작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작가에게는 수익을, 참가자들에게는 기쁨을 주는 것이 문화재단의 소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특별취재반>

 조흥복 기자 hbj@kihoilbo.co.kr
 박진철 기자 jch@kihoilbo.co.kr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양진영 기자 camp@kihoilbo.co.kr
 김건우 인턴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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