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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환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최근 수두 및 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에 걸린 미취학 아동 환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수두나 유행성이하선염은 주로 겨울이나 봄에 흔히 생기는 감염질환입니다. 더구나 유치원이나 학교 등에서 모여 지낼 때 잘 감염되기 때문에 학기 초에 환자가 더 많이 생기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소아질환들의 대부분이 감염성 질환들입니다. 봄철에 환자가 늘게 되는 이유는 봄에 유행하는 호흡기로 전파되는 바이러스들이 많기 때문이고, 또 학교생활이 시작되면서 집단생활이 많아지는 것도 주요한 이유가 됩니다. 바이러스들은 제각기 특성에 따라 주로 유행하는 계절들이 있습니다. 독감이 겨울과 초봄에 유행하는 것도, 수족구나 무균성 뇌수막염이 여름철에 유행하는 것도 그런 특징입니다.

수두는 수두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이고, 유행성이하선염은 볼거리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입니다. 수두는 보통 열이 나며 가려운 여러 형태의 발진이 생기는 병입니다. 발진은 발갛게 생기다가 물집과 농이 생기고, 나중에 딱지가 앉는 형태로 진행합니다. 많이 가려워서 긁다 보면 이차성 세균 감염이 생기기도 합니다. 피부에 흉이 생기게 않으려면 긁지 않게 해야 합니다.

볼거리라 불리는 유행성이하선염은 열이 나고 귀밑의 이하선이 붓고 아픈 병입니다. 뇌수막염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고, 사춘기가 지난 아이들 중에서 고환염이 생기기도 합니다.

수두나 볼거리 같은 바이러스 감염은 대개 특별한 치료 없이도 저절로 나을 수 있지만, 병이 오래 진행되거나 이차적인 감염이 동반되는 합병증이 있으면 그에 맞춰서 치료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병이 오래 갈 경우는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수두의 합병증으로 가장 흔한 것은 긁어서 생기는 피부감염입니다. 가렵지 않게 하기 위해서 칼라민 로션 같은 것을 발라 주거나 시원하게 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되겠습니다.

세균성 감염이 생기면 항생제를 바르거나, 더 심한 감염이 발생하면 항생제를 복용하거나 주사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는 폐렴 등이 생길 수 있고, 아주 심한 경우엔 신경계 질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볼거리의 경우 흔한 합병증은 뇌수막염이지만 증상 없이 지나가기도 합니다. 사춘기가 지난 남자아이들의 경우 고환이 붓기도 하는데 대개는 저절로 좋아지나 증상이 너무 심한 경우 입원해서 특수한 치료를 시도해 보기도 합니다.

수두, 볼거리 등의 백신이 있는 감염질환들의 경우 예방에 가장 좋은 것이 예방접종입니다. 현재 많은 백신들이 국가에서 지원되고 있으므로 권장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접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발진이 동반되는 감염성 질환들은 그 병을 의심할 만한 특징적인 발진이 생기기 전에 벌써 전염이 되기 시작하므로 감염이 의심되는 상태라면 언제든지 주위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수두나 볼거리에 대한 예방접종은 만 1세, 돌이 지나서 이뤄집니다. 수두 예방을 위해 수두 백신이 있고, 볼거리 예방을 위해서는 MMR이라는 홍역-볼거리-풍진 백신으로 접종받으면 됩니다. MMR의 경우는 학교 들어가기 전 4∼6세에 2차 접종을 다시 하게 됩니다. 참고로 수두 백신이나 MMR은 국가지원예방접종사업에 포함돼 있어 무료로 맞을 수 있습니다.

<도움말=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기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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