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춘할망
116분/드라마/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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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가 힘들고 지쳐도 온전한 내 편 하나만 있으면 살아지는 게 인생이라. 내가 (언제나)니 편 해 줄 테니 니는 너 원대로 살라. 나는 평생 물질로 먹고살았지만 니는 꼭 그림으로 먹고 살아라."

 이런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어머니 아니면 할머니 정도 아닐까!

 ‘계춘할망’은 금지옥엽 키운 유일한 혈육인 손녀 ‘혜지’를 잃어버린 뒤 12년 만에 기적적으로 찾고 오매불망 손녀만 생각하는 할머니 ‘계춘’의 절대적인 사랑을 그린 영화다.

 계춘(윤여정 분)은 남편과 아들 모두를 바다에 잃어버리고 물질로 혼자 손녀 혜지(김고은)를 키운 해녀다. 제주도 하도리에서 ‘상군 해녀’라 불릴 정도로 제일 경험이 많은 왕초 해녀지만 손녀에 대한 미안함으로 아침부터 밤까지 오로지 혜지만 머리에 맴돌 뿐이다.

 해녀 할망과 불량 손녀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 함께 살아가는 특별한 시간이 시작된다. 하지만 7살에 할머니와 헤어진 뒤 열아홉 소녀가 된 혜지는 자신을 마냥 어린아이로 대하는 계춘의 애정을 때로는 부담스러워한다. 마을 사람들의 지나친 관심도 마찬가지. 혜지가 서울에서 홀로 살아온 12년 동안의 삶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의심이 커지며 영화의 긴장감은 고조된다.

 조연으로 나오는 동네 청년회장 석호(김희원)와 혜지의 서울 친구 철헌(류준열)이 긴장감을 불어넣은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한다.

 혜지의 과거를 잘 아는 철헌은 "네가 날 모르는 척하면 곤란하지"라고 혜지를 협박하고, 석호는 혜지의 수상쩍은 행동을 보고 점점 혜지가 숨기고 있는 과거를 의심하게 된다.

 이 영화의 전반적인 구도와 톤이 지난해 4월 개봉된 ‘장수상회’와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미술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간 혜지가 사라지며 전개되는 놀랄 만한 반전 내지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것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감동적인 영화라는 점이 두 영화의 공통점이다.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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