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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이 무너진 기간제 선생님

김실 대한결핵협회인천지부장(전 인천시교육위원회의장)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6년 05월 16일 월요일 제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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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대한결핵협회인천지부장
교사들이 학생 지도가 갈수록 어려워진다고 하소연한다. 요즘 학교교육 현장을 보면 교육주체들 사이에 갈등과 불신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가 교육의 주체임에도 학생과 학부모는 교사를 믿지 못하고, 교육당국은 교사를 개혁의 대상으로 삼아 교권 추락으로 내모는 등 교육의 힘을 약화시키는 역할에만 치중하고 있는 듯하다.

 각종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이천의 한 고등학교 기간제 선생님에게 가해진 학생들의 폭력을 보는 심정은 참담했다. 교단에 서 있는 30대 교사를 학생 5명이 빗자루로 때리고 욕설을 퍼부었다. 다른 학생들도 말리기는커녕 낄낄거리고 방관했다. 어느 학생은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인 양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촬영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유포했다. 더욱이 "저런 쓸모 없는 기간제 빡빡이 선생을 때린 게 잘못이냐? 맞을 짓을 하니 때린 거다’라는 글을 남긴 학생도 있었다.

 이렇듯 우리 학교 현장은 진보교육감이 대거 등장하면서 지금 교육의 둑이 무너지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학생에 대한 생활지도 지침이 바뀌면서 학생의 인권은 강조되는 반면 학생 생활지도를 해야 할 선생님의 교권은 무너지며 교내 질서가 붕괴되고, 학생들의 인성이 거칠어지고, 사제 간 윤리의식이 점차 사라져 가는 상황에서 ‘올바른 교육, 훌륭한 선생님’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의 교육 현장을 정확히 살펴보고 전교조 이념 추구에 따라 학생을 방치하는 학생인권과 끝 모르게 추락하는 교권의 갈등 속에서 배우고 가르치는 학교의 본질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일부 국가에서 나타나는 교실 붕괴 현상을 고스란히 답습해 수습이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되지 않을까 매우 걱정된다.

 이러한 학교와 교실에서의 학생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직사회 스스로 진보이념에 갇힌 학생 지도 방식에서 탈피해 선생님이 학생에게 사랑과 신뢰 그리고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선생님으로서의 권위 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학칙을 어기고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이 늘어남에 따라 학생 지도가 어려운 것은 분명하다.

 교육당국은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운 현실과 지도 선생님의 고충을 충분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선생님의 학생 지도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하며, 어떤 경우에도 교권 추락에 대해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 주지 않으면 공교육과 교실에서 교권 붕괴 현상은 점점 더 심해질 것이다.

 이번 선생님 폭행 사태는 기간제 선생님 임용이 정규 선생님이 아니라 비정규로 임용기간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시쳇말로 언제 임용이 만료될지 모르는, 신분이 지극히 불안한 비정규직 기간제 선생님이다. 학생들이 폭행을 할 때도 그만하라는 말만 하며 참을 수밖에 없었다. 폭행당한 사실을 학교당국에 알릴 수 없었다. 교권이 무너진 교실 현장에서 학생들을 제대로 통솔하지 못한다는 질책을 받고 임용 결격 사유로 해고될까 두려워서다.

 이런 부당한 임용대우를 받는 선생님이 전체 선생님의 10% 이상으로 인천의 경우에도 초·중·고등학교에 2천 명 이상의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교권을 침해받고 학교당국으로부터 부당대우를 받아도 이를 악물고 참을 수밖에 없다. 교육청에 신분 불안으로 제대로 알릴 수 없고, 정치적 이슈인 이념 논쟁에서 비정규직 개선을 주장하는 진보교원단체로부터 보호받을 수도 없이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학생의 인권도 소중하지만 학교는 인성(人性)을 함양하는 곳이고, 다른 학생과 선생님의 권리를 위해 배려할 수 있는 인권 제약 또한 필요하다. 성장하는 학생 인권은 끝없이 무한한 자유가 아니라 의무가 따르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올바르게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도 작은 사회로 상(賞)과 벌(罰)이 뒤따라야 성인이 돼서도 남의 권리를 존중하고 자신의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민주시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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