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여성지도자들이 잇따라 정치적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탄핵위기에 몰린 현직 대통령에서부터 국가 경제에 손실을 불렀다는 이유로 소송당한 전직 대통령도 나왔다.

탄핵 위기에 놓인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자료사진)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상원이 대통령 탄핵심판 의견서를 채택함에 따라 업무가 정지됐다.

호세프 대통령은 상원 전체회의가 탄핵 여부를 최종 표결할 때까지 최장 6개월 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으며, 전체회의에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대통령직에서 쫓겨난다.

호세프 대통령의 업무 정지가 시작된 다음 날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기소됐다.

지난해 11월까지 재임하는 동안 중앙은행이 보유한 달러를 인위적으로 시장 환율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하도록 해 국가에 손실을 끼쳤다는 혐의이다.

남미의 또 다른 여성지도자인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은 지지율이 크게 떨어져 고전하고 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자로사진)

남미를 대표하는 이들 여성 지도자의 추락은 불과 5년 전에 이들에게 쏟아졌던 관심과는 대비된다.

2011년에 호세프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의 후임으로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고,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했으며, 바첼레트 대통령은 80% 이상의 지지율 속에 첫 번째 대통령 임기를 마쳤다.

뉴욕타임스는 15일 세 명의 여성지도자가 궁지에 몰린 현실을 전하면서 개인적인 부패와 경제위기, 그리고 아직도 남미에 남아 있는 '남성 중심주의'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여성들이 이끄는 변화에 저항하는 정치권의 남성 중심주의가 바탕에 깔렸다고 주장했다.

아르헨티나의 영향력 있는 정치 해설가인 세르히오 베렌스테인은 "성(Gender)이 문제의 원인은 아니다"면서 "변화에 저항하는 강력한 힘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자료사진)

전문가들은 할당제도(쿼터시스템)에 따라 남미에서 여성 정치인이 경력을 쌓아 왔지만, 전통적인 남성 중심적인 태도와 남자다움이 강조되는 현상은 절대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예로 브라질 대통령 권한 대행인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미인대회 참가자와 결혼한 사례와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패션디자이너와 결혼한 일 등을 거론했다.

베렌스테인은 이런 남성 중심주의 태도와 함께 남미에서 지속하는 경제위기도 광범위한 맥락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패 스캔들, 그리고 원자재가격 하락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이 지도자들에 대한 불만족을 고조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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