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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조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외과 교수
위암은 수술적 치료로 완치율이 아주 높은 암이다. 국내에서 위암의 수술 완치율(5년 생존율)은 1970년대 초반 4.5%에 불과했으나 중앙암등록본부의 2013년 암등록 통계자료에 따르면 73.1%로 급격히 향상했다.

조기에 발견된 위암의 경우 수술 후 생존율이 90%에 달할 정도로 예후가 좋다. 종양의 범위에 따라 위 부위를 잘라내는데, 소장이 어느 정도 그 기능을 대신해 주기 때문에 위 전체를 잘라내도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수술 후 식이 및 영양 공급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위암 생존율은 영양 섭취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소화기관의 최전선인 위에서 발생하는 위암의 치료를 위해서는 건강한 식생활이 최우선이다.

위 수술 후에는 상처의 빠른 회복과 양호한 영양상태 유지를 위해 충분한 영양 공급을 하고 수술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체중 감소, 소화 기능의 저하, 영양소 흡수 불량, 덤핑 증후군 등의 문제를 예방하고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위 수술 후의 식사 관리는 위암의 재발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음식의 소화·흡수에 관련된 것이다.

특히 음식물이 빠르게 소장으로 흘러들어 가면서 식사 후 바로 배가 당기거나 현기증이 나는 등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덤핑 증후군’을 주의해야 한다. 위 수술 환자의 10∼20%에서 발생하는데, 이러한 증상이 식후 30분 이내에 일어나는 것을 조기 덤핑 증후군, 식후 2∼3시간에 일어나는 것을 후기 덤핑 증후군이라고 한다.

조기 덤핑 증후군은 증상이 나타나면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탄수화물을 줄이고 음식물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올바른 식사 관리만으로도 수술 후 1년 정도면 대개 낫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는 약이나 재수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담당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후기 덤핑 증후군은 식후 2∼3시간이 되면 혈중의 당분이 저하되는 저혈당 때문에 일어난다. 무력감, 현기증, 두근거림, 식은땀, 손떨림 등의 증상이 보이고 의식을 잃는 경우까지 있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 간식을 먹거나 서둘러서 당분(달콤한 사탕이나 음료수 등)을 섭취하는 것으로 예방할 수 있다.

식사량과 소화기능이 회복되면 기본적으로 섭취하지 못할 음식은 없다. 하지만 수술 후 3∼6개월까지는 위장 기능이 미숙한 상태이므로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지나치게 달거나 짠 음식, 과도하게 자극적인 음식, 말리거나 질긴 음식, 식이섬유가 많은 감·고구마·파인애플·오렌지의 과다 섭취는 주의해야 한다.

이제까지 밝혀진 위암의 발병 원인으로는 ①영양 요인(단백질·지방 부족, 훈제식품·태운 음식에 있는 질산염 화합물 섭취) ②개인적 요인(흡연) ③사회 요인(나쁜 환경) ④질병 요인(위 수술 과거 경험 질병, 헬리코박터 감염, 위축성 위염, 선종성 용종) ⑤유전 요인 등이 있다. 이러한 요인들에 의해 정상 위점막 세포가 변이와 유전자 변화를 일으켜 위암으로 진행하게 된다.

위암은 후천적 즉, 외부적 요인에 의해 주로 발생하며, 그 중에서도 식습관이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위암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원인이 되는 식이요인이나 환경 요인을 피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비타민A와 C가 풍부한 녹황색 채소나 과일·단백질이 풍부한 식품(두부, 육류), 비타민A·C·E 복합제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청결하고 규칙적인 식사 습관도 중요하다. 평소 식생활 관리를 통해 위암 예방에 힘써야 한다.

<도움말=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외과 김진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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