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The Handmaiden)
144분/스릴러/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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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보이’ 등을 통해 스타일리시한 영상미와 섬세한 연출을 선보인 영화감독 박찬욱이 스릴러 ‘아가씨’를 통해 오래간만에 관객들과 만난다.

 6월 1일 개봉 예정인 ‘아가씨’는 귀족 아가씨인 ‘히데코(김민희 분)’와 그녀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나리마(하정우)’, 그런 백작을 돕는 하녀 ‘남숙희(김태리)’, 아가씨의 이모부이자 후견인 ‘코우즈키(조진웅)’ 간에 벌어지는 속고 속이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시대에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이모부의 엄격한 보호 아래 살아가는 귀족 아가씨에게 새로운 하녀가 찾아오며 영화가 시작된다.

 매일 이모부의 서재에서 책을 읽거나 산책하는 것이 일상의 전부인 외로운 아가씨는 순박해 보이는 하녀에게 조금씩 의지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하녀의 정체는 도둑의 딸로 태어난 소매치기 소녀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될 아가씨를 유혹해 돈을 가로채겠다는 사기꾼 백작의 제안을 받고 스스로 하녀를 자청한 것이다.

 아가씨가 백작을 사랑하게 만들기 위해 대저택에 들어와 아가씨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하지만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이 하녀와 아가씨 간에 피어오르며 영화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공식 초청작으로 최근 열린 시사회를 통해서도 "예상을 넘는 파격, 특히 아름답게 담긴 영상미가 놀랍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박찬욱 감독의 연출이 돋보인다.

 지난해 6월 촬영을 시작해 10월 마무리된 작품이지만 영화를 보면 마치 사계절 동안 제작된 영화라는 착각이 들 수도 있다.

 아가씨의 미술 수업 등 1930년대를 재현한 의상과 소품들이 모두 아름답게 느껴진다. 주연을 맡은 배우 김민희도 "이 영화를 통해 25벌의 드레스를 입었는데, 특히 극 중 백작과의 식사 자리에서 입었던 초록색 드레스는 디테일까지 완벽해 입으면서도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미술을 맡은 류성희 미술감독의 공이 크다.

 아가씨와의 동성애 등 파격적인 연기를 펼친 하녀 역의 김태리는 혜성처럼 나타난 신예 배우치곤 연기력이 좋다는 평을 받았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속을 알 수 없는 인물로, 아가씨의 이모부인 코우즈키를 들 수 있다. 밀수·금광 채굴로 돈을 벌고 일본인 성도 얻은 ‘거짓말의 화신’ 코우즈키 역을 조진웅이 맡아 통제할 수 없는 욕망에 사로잡힌 불꽃 연기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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