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강화문화원이 1947년에 세워진 다음 전국적으로 문화원 설립이 이어졌다는 사실만 봐도 당시 인천의 문화수준이 높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죠. 하지만 현재 전국 228개 지방문화원이 운영 중인데 미설치 지역 5곳의 명단에 인천이 2곳(동구·옹진군)이나 포함돼 있어 안타깝습니다."

인생 1막을 꽃으로 시작해 2막을 문화행정가로 장식하고 있는 지역 문화의 산증인 최춘자 인천시문화원연합회장을 지난 25일 만났다.

1984년 인천문화원(현 중구문화원)에 발을 디뎌 2011년부터 중구문화원장으로 활동하다 지난 4월 제7대 인천시문화원연합회장으로 선임된 그는 문화행정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것 중 하나가 문화원과 인연을 맺은 거예요. 문화는 삶을 담는 그릇이라고들 하잖아요. 문화원은 지역 문화 융성을 위해 일하는 최전선이라고 봐도 좋아요."

2002년 3월 설립돼 강화·부평 등 8개 지방문화원을 회원으로 둔 단체로 현재 제물포구락부 등을 위탁운영 중인 인천시문화원연합회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문화원은 지역주민들의 놀이터와 같은 곳이죠. 누구나 접근하기 쉽도록 편안해야 하고, 활동의 자율성이 보장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해요. 하지만 제대로 된 문화행정을 펼치기 위해서는 나름 철학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문화행정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문화행정가를 조금만 더 챙겨주셨으면 하는 것이 문화원연합회장으로서의 바람입니다."

또 각 문화원의 고유·특색사업을 일일이 열거할 정도로 일을 꿰차고 있는 전문가다운 날카로운 지적과 관심을 쏟아냈다.

"강화문화원의 천연염색, 부평문화원의 소금밭일놀이 재조명, 연수문화원의 어르신문화동아리, 서구문화원의 인천 녹청자 이야기, 중구문화원의 송월동 동화마을 지도 제작, 남구학산문화원의 주민이 만드는 하품영화제, 남동문화원의 누릿길 탐방, 계양문화원의 계양한마음 합창단, 인천시문화원연합회의 명사와 함께하는 인천사랑 시 낭송회·섬 탐방 등 8개 문화원마다 비슷한 사업이 하나도 없죠. 이처럼 지방문화원은 각 특화사업이 있어야 한다는 게 제 소신입니다."

3년 임기를 시작한 최춘자 회장의 포부는 컸다.

"48년간 문화 발전에 기여하다 2002년 해산한 인천문화원 시절에는 해외 교류가 활발한 편이었죠. 해외 도시와의 국제교류 추진을 문화원이 도약하는 또 한 번의 성장 기회로 삼고 싶어요. 또 지난해 분권교부세 폐지로 지방문화원 운영이 지자체에 의존하는 형태로 변화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답니다. 각 지자체의 관심과 예산 지원을 꼭 부탁드리고 싶네요."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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