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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보욱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보건복지부는 최근 ‘건강여성 첫걸음 클리닉’ 사업을 6월 중순부터 새롭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초경을 전후한 여성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 지원과 질병 예방을 위해 진행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만 12세 여성 청소년(2003∼2004년 출생자)들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도 함께 시행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만 12세 여성 청소년들은 가까운 보건소나 사업 참여 의료기관에 방문해 건강상담과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각 2회 무료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전 세계 여성암 중 발병률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매년 3천300여 명이 발병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3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또한 국내 30대 여성 암환자 7명 중 1명은 자궁경부암을 앓는 것으로 보고되는 등 젊은 사람들도 간과해서는 안 되는 질환이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이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최근 자궁경부암 발병의 중요한 원인인자로 밝혀졌고, 편평상피 세포 자궁경부암 환자의 99%에서 발견되고 있다. 또한 가장 흔한 성병 중 하나로 전 세계 여성의 9∼13%가 감염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자궁경부암의 약 70%에서 발견되는 HPV-16, HPV-18 바이러스의 감염에 대한 예방을 목적으로 한다. 이 백신을 통해 자궁경부암을 70% 이상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최근 일본에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만 12세 여아를 둔 부모들은 이에 대한 걱정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일본에서의 안전성 논란은 인과관계가 입증된 사례가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유럽의약품청 등 전 세계 보건당국으로부터 이미 안전성과 효능을 여러 차례 입증받은 점을 근거로 대한산부인과학회도 접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다른 암과는 다르게 백신 접종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며,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80% 정도로 높아 정기 검진도 중요하다.

그동안 초경을 전후한 사춘기 여성 청소년들을 위한 전문 상담, 예방접종과 관련해 정부 정책이 별로 없었기에 ‘건강여성 첫걸음 클리닉’ 사업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도움말=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산부인과 김보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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