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프로그램 포맷 수출이 한류의 새로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2012년 종합편성채널(종편) 출범 이후 예능 프로그램 포맷 다양성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방송학보에 실린 ‘채널 증가에 따른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 다양성 변화 연구’ 논문에 따르면 지상파 3사와 종편 4사, tvN 등 8개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 포맷 다양성 지수는 2012년 7천810에서 2014년 7천281로 떨어졌다.

 저자인 유세경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와 표시영(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박사과정)씨는 2009∼2014년 8개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 2천759개 18만4천415분 분량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다양성 지수는 미디어 연구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시장집중도 측정 지표 중 하나인 HHI지수를 1만에서 뺀 값(1만-HHI)으로 도출했다. 다양성 지수 값이 0에 가까울수록 다양성이 떨어지고 1만에 가까울수록 높다고 해석한다.

 프로그램 포맷 유형을 ‘리얼 버라이어티쇼’, ‘공연·콘서트·쇼’, ‘서바이벌·오디션’, ‘토크쇼’, ‘인포테인먼트’, ‘코미디’ 등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방송 채널의 포맷 다양성 지수는 종편 개국 전에는 증감을 반복했지만 개국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지상파 중 MBC의 경우 다양성 지수가 2012년 8천34에서 2014년 6천417로, SBS는 2012년 7천305에서 2014년 7천97로 떨어졌다.

 종편 가운데 채널A는 같은 기간 6천512에서 582로, TV조선은 6천582에서 2천197로 감소했다.

 논문은 개국 초기 종편 채널들이 다양한 유형의 예능을 편성했다가 시청률과 제작비 절감 등을 의식해 ‘토크쇼’ 프로그램만 집중적으로 편성하면서 다양성 지수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tvN은 2012년 7천306에서 2013년 7천872로 다양성 지수가 상승세를 보였다. 예능·오락 전문 채널이기 때문에 지상파나 종편과는 차별화된 전략을 가지고 전 시간대에 걸쳐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편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논문은 "창의적인 예능 프로그램 제작이 활발히 이뤄지려면 포맷 유형에 대한 저작권 보호가 시급하다"며 "특정 프로그램이 성공한 뒤 다른 방송사들이 유사하게 만들면 결국 소재나 출연진 변화 등 손쉬운 방법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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