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4년간 주민 반대에 부딪혀 공사를 중단했다가 간신히 노선 변경 및 축소를 통해 최근 공사를 재개했던 고양지역 경의선 백마역 지하차도 공사가 또다시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특히 이번에는 해당 도로 건너편 마두동 주민들이 자녀들의 안전사고 위협 및 교통혼잡을 이유로 강력히 반발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는 올 연말까지 반드시 해당 공사를 마칠 방침을 밝혀 주민과의 마찰이 불거질 상황에 놓였다.

6일 일산동구 마두동 백마마을 4단지 주민들에 따르면 "백마역 지하차도 노선이 우리 아파트단지와 백마중학교 정문 앞으로 변경된 탓에 어린이 및 학생들의 안전사고와 교통혼잡 등을 초래할 우려가 매우 높다"며 "이처럼 주민들의 삶과 안전이 크게 위협받는데도 공사를 강행하는 시의 처사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시가 백석동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변경한 새로운 노선의 지하차도가 건설되면 차량이 일산신도시 방면 출구 쪽 지상 도로에 진입하면서 불과 27m 앞 백마4단지 아파트 입구와 중학교 정문, 90여m 앞에 있는 횡단보도 등에서 교통 및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

또 전방 시야각이 좁은 지하차도 진출 차량이 아파트를 드나드는 차량이나 보행자를 추돌할 가능성이 커 백마중 학생들과 주민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고오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시가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지하차도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공사를 막기 위해 당장 다음 주 최성 시장을 만나 해결책 등을 따질 방침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의 책임 있는 한 관계자는 "현재 노선은 아파트 진출입 교차로 바로 앞에 출입구를 내려다 주민 의견을 수렴해 그나마 뒤로 뺀 것"이라며 "앞으로 계획대로 해당 공사를 차질 없이 추진해 올 연말까지 반드시 공사를 끝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양시 백마역 지하차도는 백마역을 가로질러 일산신도시와 일산동구 풍동을 연결하는 지하차도로 총 길이 760m에 폭 2∼4차로로 2009년 착공했지만 현재 풍동 방향 497m만 공사가 이뤄졌으며 총 사업비 190억 원 중 120억 원이 소요됐다. 최근 시행사인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시공사인 남광토건은 시와의 협의를 통해 사업구간을 축소한 뒤, 잔여 공사구간 263m 중 97.5m만 재개한 상태이다.

고양=조병국 기자 chob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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