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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희선 교육정책포럼 대표
정부는 선 취업 후 진학의 활성화를 위한 평생교육단과대학 지원사업 선정 평가 결과를 지난 5월 발표했다. 이는 선 취업 후 진학 제도를 더욱 발전시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취업을 하더라도, 원하는 시기에 언제든지 학업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에 따라 올해 처음 시작한 것으로, 바람직한 시책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특히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해 성인 학습자의 눈높이에 맞는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을 선발해야 한다는 관점을 고려해 운영 의지와 역량 및 발전 가능성이 높은 6개 대학을 전국에서 선정했다고 한다. 수도권 지역만 보더라도 인천의 인하대, 서울의 서울과학기술대, 경기도의 명지대 3개 대학이 선정됐다.

 인하대는 지역산업의 후 진학 수요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토대로 체계적으로 참여 학과를 설정했는데 ‘메카트로닉스, IT융합, 헬스디자인, 서비스산업경영, 금융세무재테크’ 등 다섯 개 전공의 학과에 198명을 모집한다. 서울과학기술대는 재직자 및 후 진학자 대상 학사 운영 경험을 토대로 운영계획을 마련, 학위과정으로 6개 학과 240명의 학생을 모집한다. ‘융합기계공학과, 건설환경융합공학과, 웰니스융합학과, 문화예술비즈니스학과, 영미문화콘텐츠학과, 벤처경영학과’ 등이다.

 명지대는 사회교육원(평생교육원)을 30여 년간 운영해 약 16만 명을 교육한 실적을 토대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선정대학 대부분이 이공계 학과를 설립한 반면 명지대는 인문 분야가 중심인 서울캠퍼스 특성을 고려해 인문학과를 개설한 특징이 있다. ‘사회복지학과, 부동산학과, 법무정책과, 창의융합인재학부’ 4개 영역에 걸쳐 188명의 정원을 모집한다.

 한국의 기본학제(6-3-3-4)는 그동안 상급학교로의 진학을 유도해 고학력 사회를 지향하는 특성을 지녀왔다. 예컨대 한국 학부모의 남다른 교육열과 함께 고등학교 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은 2008년 최고점인 83.8%를 거쳐 2015년에는 70.8%로 낮아졌지만 이 역시 OECD 국가 중에서 최고 수준이다.

 특히 오늘날에는 대학입시에 선별 압력이 집중돼 고교 3년이 대학 진학의 막다른 골목처럼 되는 병목현상에 따라 모든 교육문제가 대학입시제도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대학 진학에 따른 교육비 부담 과중과 진로 준비 교육의 불충실 등으로 교육체제의 비효율성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교를 졸업하고 모두가 곧 대학에 진학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회의감마저 나타났지만 아직도 선뜻 대학 진학을 포기하겠다고 결정할 용기가 생길 만큼 사회적 분위기와 여건이 충분히 조성되지 못한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대학 진학을 주축으로 하는 일반계 고교에 비해 충실한 직업을 준비하는 마이스터고교와 특성화고교 등을 육성하게 됐다.

 이렇듯 맹목적이며 비효율적인 대학 진학 풍조를 타개하고자 고교제도를 다양화했지만 고교 졸업자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마련하고, 선 취업 후 진학의 사회적 학습환경을 조성하지 못한다면 고교체제의 다양화 개혁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같은 취지에서 마련한 금번 선 취업 후 진학을 위한 평생교육단과대학 시책은 향후 대학중심 평생학습사회의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도록 한 것으로 그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나아가 학령기 학생 감소와 평생교육 수요를 고려할 때 대학이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점에서도 매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선 취업 후 진학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선정된 대학에 예산 지원 강화, 기업의 고졸자 인식 제고 및 취업 확대를 위한 동기부여, 대학정책의 선제적 지원 등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모두는 평생 동안 학교 안팎에서 항상 학습을 계속함으로써 충실하고 풍요로우며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래야만 이른바 ‘평생학습사회’를 성숙시켜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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