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후 군포시 수리산 도립공원에서 아무 인적이 없는 등산로를 한 남성 등산객이 혼자 오르고 있다.
▲ 12일 오후 군포시 수리산 도립공원에서 아무 인적이 없는 등산로를 한 남성 등산객이 혼자 오르고 있다.
경기도내 유명 등산로에서 여성이나 노약자를 노리는 강력범죄가 발생하면서 등산객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도내 지자체들이 등산로 입구와 주요 길목에 폐쇄회로(CC)TV 확충 등 나 홀로 등산객을 위한 안전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의정부 사패산 여성 등산객 피살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12일 강도살인 혐의로 피의자 정모(45)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 씨는 지난 7일 오후 3시께 의정부시 사패산 호암사 부근 바위에서 일면식도 없는 등산객 정모(55·여)씨의 금품을 빼앗는 과정에서 머리를 다치게 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행히 이번 사건은 정 씨가 경찰에 자수해 일단락됐으나 인근 지역 주민들과 등산객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의정부시 신공동에 사는 이모(42·여)씨는 "혼자 자주 오르는 산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터졌다는 소식을 들은 뒤 무서워 한 번도 안 갔다"며 "경찰이 등산로를 순찰 도는 것도 아니고, 내가 제2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는데 겁 나서 못 올라간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2월 수원시 광교산 등산로에서도 신모(47)씨가 우연히 만난 등산객들에게 마구 몽둥이를 휘둘러 70대 등산객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조현병을 앓던 신 씨는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시는 사건 발생 이후 주민 65명이 참여하는 자율순찰대와 산불감시원 35명이 참여하는 순찰대를 각각 구성해 취약지역 순찰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수원이나 용인 등에서 산에 오르는 경로가 많아 등산로 통제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산악 레저인구가 늘어난 만큼 지자체나 국립공원관리소 측이 등산로 범죄 예방을 위해 주요 등산로 일대 CCTV 설치를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찰 관계자는 "등산로 특성상 평소 인적이 드문데다 방범시설도 부족해 범죄에 취약하다"며 "긴급상황 시 비상벨이나 CCTV를 확충해야 범죄 예방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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