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도시와 농촌간에 남녀교사의 성비 불균형이 심각해 교육의 파행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남녀교사 성비 불균형의 원인은 도서지역에 근무할 경우 도서·벽지 교육진흥법에 따라 근무평점에 가점이 부여돼 남보다 앞서 평점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법은 정부가 지리적, 경제적, 문화적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도서벽지 지역의 의무교육을 진흥하기 위해 1967년부터 제정해 운영해 오고 있는 제도로 제대로 운영된다면 이는 교육의 여러 면에서 소외되어 있는 도서벽지 지역의 아이들이 적어도 공교육에서 만큼은 균등한 교육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는 긍정적인 제도로 보여진다.
 
그러나 최근에 이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즉 근무평점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승진 연한의 교사들이 농어촌, 접적지역 등 도서벽지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교육청 국감자료에 의하면 경기도내 대표적인 도시지역인 수원·안양시와 벽지지역인 여주·파주 등과 비교해 본 결과 이같은 우려가 사실로 드러났다. 안양지역 중학교의 경우 남교사의 수가 195명인데 비해 여교사는 920명으로 남교사의 비율이 전체교사의 17.5%에 불과하며 고등학교의 경우에도 남교사가 350명인데 비해 여교사의 수는 528명으로 남교사의 비율이 39.9%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반해 농촌지역인 파주지역 중학교의 경우 남교사의 수가 212명인데 비해 여교사의 수는 121명에 불과해 남교사의 비율이 전체교사 대비 63.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농간 교사 성비 불균형 현상이 유독 경기지역에 심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경기도가 수도권 위성도시로서 급속하게 팽창하면서 인구 유입이 늘어나고 신설학교 또한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 교사들의 승진요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남보다 앞서기 위해 주어진 제도를 활용하는 자체를 나쁘다고 매도할 수는 없다. 그러나 농어촌 지역에 부임한 교사들의 경우 상당수 교사들은 원래의 목적이 교육활동이라기보다는 승진에 있었으므로 빨리 점수나 따서 이곳을 뜨려 한다면 교육내용은 부실해 질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도서벽지 지역을 위해 만든 법이 오히려 이 지역의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셈이 된다. 농어촌지역 학생들이 올바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다각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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