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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호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방사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아마 피폭·위험 등의 부정적인 단어들일 것이다. 하지만 방사선은 잘만 이용하면 많은 부분에서 우리에게 큰 도움을 준다. 그 중 의료분야에서 방사선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의료분야에서 방사선의 사용은 1895년 뢴트겐이 X선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기술의 발전으로 방사선은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여러 영역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특히 1950년대 최초로 선형가속기가 개발되면서 인공적으로 얻어진 방사선이 암 치료에 이용됐으며, 여러 의학자와 연구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연구돼 왔다.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을 이용해 강한 에너지를 전달하고 암세포를 죽이는 치료 방법이다. 방사선은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높기 때문에 인체에 조사(照射·내리쬠)할 경우 DNA에 손상을 초래한다. 이때 정상 세포는 4~6시간 내에 손상이 복구되지만 암세포는 손상이 회복되지 않아 죽게 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조사되는 방사선의 양이 많아질수록 암세포가 완전히 죽을 확률이 높아지지만, 암세포 주위의 정상 조직 손상 위험도 동시에 높아진다. 이에 따라 방사선 치료는 고용량의 방사선을 종양에만 조사하고 주변 조직에는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요즘에는 3차원 입체조형치료(3D CRT), 4차원 방사선치료(4D-RT), 영상유도방사선치료(IGRT) 등 치료 기법도 다양해졌다.

 치료 장비의 발전으로 최단시간 동안 정확하게 방사선을 조사해 부작용을 최소화시키고, 전립선암이나 두경부암과 같은 복잡한 조직 내 암세포도 치료가 가능해졌다.

 방사선 치료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전자파를 이용한 고주파온열 치료라는 치료 기법도 개발됐다. 이 치료는 암세포가 정상 세포보다 열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암세포의 특정 구조를 고주파를 이용해 세포 변화를 일으키고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하는 것이다.

 기존 방사선 치료의 문제점으로 부각됐던 정상 세포의 괴사를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방사선을 이용한 치료 방법은 아니지만 방사선 치료의 효과를 증대시켜 많은 병원에서 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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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치료는 수술·항암화학요법과 더불어 암 치료 방법의 표준으로 이미 자리잡았으며 무통·무혈·비침습이 특징이다. 그러나 암 치료에 있어 방사선 치료가 능사는 아니다.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치료 계획을 잡아야 한다.

 암에도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고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시행한 각종 검사를 검토해 최적의 치료 방침을 결정해야 한다. 이에 따른 모의 치료 계획과 전산화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하며 병의 종류, 병기, 환자의 몸 상태 등 모든 것을 고려해 방사선 치료를 진행한다.

 치료 후에는 재발 유무를 확인하고 부작용을 관리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간단하고 금방 끝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방사선 치료는 잘 못 쓰면 환자에게 오히려 독이 되므로 엄격하게 관리되고 적용돼야 한다.

<도움말=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용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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