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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수조 원의 부채로 쩔쩔매는 인천시에 수천억 원의 공사비를 써 가며 멀쩡한 시청을 놔두고 신축하라고 떼를 쓰는 바보 같은 시민들이 어디 있단 말인가?

 30년 전 인천시 인구 120만 명 때 중구 관동(현재 중구청 자리)에 있던 인천시청사를 현재 자리인 구월동으로 이전했다. 지금은 인천시 인구가 300만 명으로 늘어났고, 공무원은 당시 3천400명에서 지금은 3배 이상 불어난 1만4천 명으로 현 청사에서는 업무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인천시민 모두가 잘 알고 있다.

 72개 과(課) 중 18개 과의 300명 공무원이 연간 7억5천만 원의 임대료를 지불하면서 본 건물과 떨어진 외부 건물에서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시민들에게 고품질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천시가 공무원 업무공간 부족을 이유로 청사 신축이 불가피하다며 시청 신축부지 선정을 위해 인재개발원에 용역을 의뢰했고, 인재개발원은 현 청사부지와 송도국제도시, 도화동, 그리고 서구 가정오거리 루원시티 등 4곳을 시청 신축부지 대상 지역으로 압축해 이달 중 인천시에 올리겠다는 소식이다.

 인천시가 동북아시대를 선도하고 역동적 도시 발전을 위해서는 낡고 비좁은 현재의 시청 자리에 증·개축보다는 새로운 장소에 행정복합타운으로 신축하는 것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단, 관공서의 청사는 공무원들의 사무공간뿐만 아니라 그 도시를 대외적으로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돼야 한다.

 수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신축하는 청사를 단지 공무원 업무공간 확충을 위한다는 생각보다는 지역 균형발전과 지역개발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인천시 미래 발전을 위한 장소에 신축돼야 할 것이다.

 시청을 신축할 장소 선정은 시민들의 이동이 편리한 곳이어야 하며, 인천 발전을 선도해 나갈 향후 경제중심지로 인천시 브랜드를 세계화하고, 도시공간의 재창조로 도시 균형발전과 신·원도심 간 연계와 수도권 접근성 등 교통요충지로 시청 이용 시민들의 불편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어차피 신축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해당 지역 단체장이나 지역 정치인들이 유치경쟁에 나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이것을 두고 이기주의로 몰아서는 안 된다고 본다.

 시청 신축부지로 결정되면 그 지역은 엄청난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 강 건너 불 구경하듯 지켜보고 있는 단체장이나 정치인이 있다면 그들은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지탄받아 마땅하다.

 시청사 신축후보지 결정이 임박하자 시청사 신축 유치경쟁이 뜨겁다. 압축된 4개 지역에서는 연구용역을 앞두고 자기 지역이 시청 신축부지로 제일 좋은 곳이라며 자기 지역에 건립해야 한다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결의대회 등을 통해 열을 올리고 있다.

 물론 경쟁을 위해 열을 올리는 것을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

하지만 유치를 희망하는 단체장이나 지역주민들은 시청을 자기 지역으로 유치해 달라고 무조건 목소리만 높일 것이 아니라 신축부지로의 당위성을 내세워야 하며, 유치하고자 하는 목적을 인천시민들이 공감하고 인천시가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인천발전연구원에 의뢰한 신축대상 지역은 4곳으로 압축됐다고 언론에 발표한 바 있다. 인천시는 4곳을 놓고 결정해야 한다. 인천시가 100년 앞을 내다보고 신축할 시청사 부지를 정치적 압력이나 선거 때 표(票)를 생각해 잘못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인천시는 단지 공무원들의 업무공간 확충만을 위한 신축보다 인천시의 균형발전을 가져올 수 있고 양적으로 급속히 팽창하는 행정수요 충족과 청사 이전의 경제적 효율성 그리고 지역균형발전의 성공적 추진과 정체된 도심을 발전시킬 수 있는 지역으로 신청사 부지를 결정하는 소신 있는 행정을 통해 인천을 발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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