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첨단산업단지 부지 내 비위생 매립지에서 파낸 땅속 폐기물이 방치돼 있다.   최민규 기자
▲ 인천첨단산업단지 부지 내 비위생 매립지에서 파낸 땅속 폐기물이 방치돼 있다. 최민규 기자

<속보>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인천 청라국제도시 내 비위생 매립지에서 나온 선별 토사를 재활용하지 않고 83억여 원을 들여 건설폐기물로 처리해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LH 청라영종사업본부 측은 선별 토사를 재활용할 공간이 부족해 건설폐기물로 처리한다 등의 설득력 없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

 29일 LH 청라영종사업본부에 따르면 2014년 5월 과거 비위생 매립지였던 청라 5구역 터 닦기(8만8천970㎡)와 제2외곽순환도로 남청라분기점(3만9천938㎡) 건설 과정 등에서 땅속 폐기물 75만1천900여t이 나왔다.

이 중 비위생 매립지 복토재로 사용됐던 선별 토사와 연탄재 등 재활용이 가능한 사업장 폐기물은 55만7천200t에 달했다. 청라 5구역에서 36만1천200t이, 제2외곽순환도로 남청라분기점 터 11만2천t, 인천첨단산업단지(IHP) 1공구에서 8만4천t의 선별 토사가 발생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LH는 선별 토사를 양질의 흙과 같은 비율로 섞어 땅속 폐기물을 파낸 자리 등 청라국제도시 내 공사 현장에 재활용했어야 했다. 이 비위생 매립장에서 나온 땅속 폐기물을 다른 장소로 이동시켰을 경우 2차 오염에 따른 피해를 줄이자는 차원에서였다.

 또 다른 장소에서 흙 등 복토재를 들여왔을 때 드는 비용을 절감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LH는 재활용 가능한 선별 토사와 연탄재를 중간 처리업체인 J와 I사에 건설폐기물로 처리했다. 처리단가는 t당 1만5천 원 정도로 대략 83억5천800만 원이 들었다.

 LH 청라영종사업본부 측은 "부지 조성이 마무리돼 선별 토사와 연탄재 등을 재활용할 공간이 없고, IHP 남쪽은 공원녹지로 지정돼 선별 토사를 쓸 수 없어 건설폐기물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LH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해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라 5구역에는 땅속 폐기물을 파내 깊이 4m 정도의 빈터가 물에 고여 유수지처럼 방치돼 있다. 이곳을 메우기 위해선 49만~52만t의 흙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IHP 끝단 옛 율도분뇨처리장과 심곡천이 만나는 인근은 저지대로 28만t 정도의 흙이 필요한 상태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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