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큰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29일(현지시간) "만약 (역내) 안보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한국과 일본처럼 선진화된 나라들은 핵무기 보유를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링큰 부장관은 이날 워싱턴에 있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미국 동맹의 가치'를 주제로 연설하면서 미국과 한ㆍ일 양국 간 긴밀한 동맹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토니 블링큰 미국 국무부 부장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한일 양국은 물론 지난 수십 년 동안 그런 상황을 피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만약 (두 나라가) 핵무기 보유를 추진한다면 세계를 역내 핵무기 경쟁에 뛰어들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각각 '핵우산'을 제공함으로써 양국이 핵무기 보유를 추진하지 않아 역내 평화가 유지되고 있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

이와 함께 블링큰 부장관은 한국과 일본 사례를 들어, 미국은 동맹국들이 오늘날의 도전에 걸맞은 적절한 비용과 책임을 분담하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3년간 일본이 국제 안보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하도록 미일 방위협력지침을 개정하고, 두 나라와 주둔 미군을 돕기 위한 새로운 협정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안보 무임승차론'으로 한국과 일본을 비판하고, 신(新)고립주의를 표방하며 버락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이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정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링큰은 이어 "미국의 동맹ㆍ동반자 네트워크는 우선은 미국민의 이익과 안전, 안보를 위한 것이지만 그 혜택은 다른 나라와 국민에게로 확대되며, 그런 뒤 또다시 미국에 이익을 가져다주고 미국의 국제적 지위를 강화시킨다"며 선순환 구조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간략히 말하자면 친구와 파트너, 동맹이 있어야 미국민은 더욱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이 월등한 군사력을 앞세워 일방적으로 움직이면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미국이 혼자서 전쟁을 하지 않는 데는 전략과 전술, 정치적 가치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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