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연극이고 연극이 삶이기에 지금껏 출연한 100여 편의 무대를 통해 다양한 인생을 공부할 수 있었죠. 하지만 연출의 선택을 받은 배우만이 무대에 오를 수 있었기에 새로운 세계로의 출발을 위해 스스로 세 개의 삶을 찾아낸 것이 나름 보람이죠."

명동예술극장 소속 극단 ‘부활’에서 첫 극단 생활을 시작, 1995년부터 인천시립극단 배우로 활약해 올해로 연기 경력 31년째인 이범우는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배우 중 한 명이다.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학교 놀이연극 강사, TV 드라마·영화배우 등을 통해 자신의 영역을 점차 넓혀 간 데 이어 올해 독립영화 감독 데뷔를 눈앞에 두고 있다.

"휴가 때 짬을 내 ‘틱(Tic)’이란 15분짜리 독립영화를 만들어 볼 셈이에요. 창작자의 의도에 따라 제작되는 일명 ‘인디영화’에 출연해 보면서 영화감독의 매력을 알게 됐어요. 자신의 색깔을 보여 줄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 할리우드 스타 배우들도 감독으로 전향한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고 너스레를 떤 그는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세상 사는 게 힘드니 옆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점점 신경 쓸 겨를이 없어지는 듯해요. 그러다 보니 세월호 참사 등 각종 사건이 벌어져 신문을 도배하는 것 아닐까요. ‘세상에서 고통받는 이웃들에게 관심을 갖고 아픔을 함께 나누자’라는 내용을 담아 보고 싶어요."

이런 시도는 관객들에게 다가가 코드를 맞추기 위한 노력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삶이 고달파지면서 관객들이 연극을 회피하는 경향이 커요. 하지만 흥행만을 고려한 연극도 정답은 아니에요. 결국 관객들이 찾는 무대이면서도 관객을 이끌 수 있는 연극이어야 하는데 어려운 숙제죠."

오랜 세월 인천 연극무대를 떠나지 않은 만큼 지역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

"지금도 인천시민과 만나면 묻고 이야기해요.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이 어딘지 아시냐고, 인천시립극단이 무대에 올리는 연극도 소개하고요."

인천시립극단의 연극 ‘심청황후(2006)’, ‘파우스트(2013)’ 등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이범우는 여전히 ‘노력에 답이 있다’고 전했다.

"극단 전체가 지난 5월 ‘단재 신채호 선생 순국 80주년 추모공연-꿈하늘’이 끝나자마자 바로 신작 ‘인천노트(8월 20∼21일)’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어요. 인천시민들의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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