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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호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폐암은 국내에서 사망률 1위의 암으로 최근 미세먼지로 인해 그 심각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폐암의 원인은 대부분 흡연에 의해 일어난다.

 하지만 흡연을 하지 않은 사람에서도 폐암이 발생되고 있다. 그 중 간접흡연은 ‘비흡연자 폐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프랑스의 한 연구에 따르면 비흡연자 폐암 환자 중 여성의 경우 79%가 간접흡연에 노출됐다는 보고가 있었다.

 또 어려서부터 담배 연기에 노출된 경우 비흡연 폐암 발병률이 2.5배 정도 높다는 보고가 있다. 흡연자와 함께 사는 여성이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모발 속의 니코틴 축적량이 비흡연자와 사는 사람들에 비해 두 배 정도 많았다는 보고도 있다.

폐암은 유전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여러 연구를 통합해 진행하는 한 메타분석 결과, 가족력이 있는 경우 폐암 발병률이 1.8배 정도 높았다. 폐암에 취약한 유전자에 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고, 그러한 유전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다만 그렇다고 해도 흡연이 폐암의 가장 중요한 인자라는 것은 변함없다. 위험도가 20~30배나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미세먼지가 호흡기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폐암 발생률이 9%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을 하지 않은 여성의 경우 간접흡연이라든지 음식물 조리로 인한 미세먼지도 그 위험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모든 병이 마찬가지이지만 폐암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증상이 이미 생긴 경우는 말기 폐암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폐암은 정상 기관지상피세포가 암의 전단계 병변으로 변화한 뒤 암으로 이행한다. 암 발생 단계에서 이를 막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대책이 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폐암 검진을 받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폐암 발생의 고위험군에 해당하면 검진을 받아야 한다. 현재 폐암 검진 권고안은 30갑년(갑년=하루에 피운 담배 갑수에 피운 기간을 곱한 것. 예를 들어 하루 1갑씩 30년 피웠다면 30갑년, 하루 반 갑씩 20년 피웠다면 10갑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55세 이상의 고위험군(금연 후 15년 이상인 과거 흡연자는 제외)을 대상으로 매년 저선량 흉부CT를 이용한 검진을 권고하고 있다.

 담배를 하루 한 갑씩 30년 넘게 흡연한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55∼74세라면 호흡기 증상이 없어도 폐암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었던 사람들이 매년 검진을 한 경우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20%까지 감소한다고 한다.

검사는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이용한다. 저선량 흉부 CT는 일반적인 CT보다 방사선 노출량이 현저히 낮아 비교적 안전하며, 첫 검사 후에는 1년에 한 번씩 매년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고위험군에는 해당하지 않아도 가족 중 폐암 환자가 있거나 만성 폐쇄성폐질환 또는 폐섬유증 같은 폐질환이 있는 경우 폐암 검진을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정재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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