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진 전 인천안산초교 교장.jpg
▲ 권혁진 전 인천안산초교장
만부지망(萬夫之望)이란 말이 있다. 천하의 많은 사람이 우러러 사모하며 받든다는 의미다. 주역에서 군자는 굳기가 돌과 같고, 작은 기미와 뚜렷함도 알며, 부드러움도 알기 때문에 만인이 우러러 받드는 것이다. 즉, 군자는 일의 작은 기미를 미리 알아서 판단하고 스스로 적당한 조처를 하는 능력을 갖췄으므로 모든 사람이 우러러 받든다는 것이다.

 한 인간이 성장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련을 겪고, 고생하며 피나는 훈련을 했다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기대를 의미한 말이다. 우리는 자녀들이 어떤 인간적 특성을 보인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가? 어떤 부모는 막연히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거나, 공부 잘하고 건강하며 마음씨 고운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대답할지도 모르겠다. 모든 부모는 자녀가 잘되기를 원하나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이 돼야 잘 되는지 분명하지 않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에서 진정한 인간애와 인간미를 찾아볼 수 있는 곳은 과연 어디인가? 이에 대한 근원적인 책임을 묻는다면 부모들은 학교 교육이 져야 할 것이며, 인간성을 회복하는 길 또한 학교교육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 여러 방면에서 변화와 개혁의 물결이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좋은 부모가 되기는 참 어려운 일이다. 교육 심리학자 ‘매슬로’는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좋은 가정 환경에서 바람직한 교육을 받으며 제대로 성장하면 결과적으로 ‘자아를 실현하는 인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자아를 실현하는 인간은 자기의 주변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면서 감정 표현이 자발적이며 거짓이 없고 자기 일에서 보람과 즐거움을 찾으며 살아간다는 행동 특성을 강조했다.

 또한 ‘로저스’는 인간은 날 때부터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성향을 가지며, 가정과 학교에서 적절한 환경만 제공해 주면 그가 가지고 있는 잠재적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행동 특성에서 전통 지향의 성격은 역사와 전통을 존중하고 자기의 행동 기준을 관습과 인습에서 찾는다. 그러나 타인 지향의 성격은 남들의 기대에 맞게 행동하고 그들로부터 인정을 받는데 만족감을 얻는다. 내적 지향의 성격은 사회 규범을 충분히 동조하고 선택에 주관이 서 있다. 이 중 가장 이상적인 성격은 내적 지향의 성격 소유자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소중히 여기며 자기의 사고 경험과 가치관을 기준으로 말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이러한 사람을 우리는 자주적인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시급한 일은 우리 학생들에게 사람다운 인간의 본성을 되찾아 주고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도리를 깨우쳐 주는 일이다. 이러한 가정교육은 부모를 통해 본받는 가정교육의 기본정신으로 이어져야 하고, 그 기본정신은 인간의 본성에서 우러나는 네 가지 마음의 뿌리인 인의예지 사단(仁義禮智 四端)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즉, 인(仁)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이 측은지심, 의(義)에서 우러나는 부끄러워 할 줄 아는 마음, 예(禮)에서 우러나는 마음이 바로 사양지심, 지(智)에서 우러나는 마음이 곧 ‘시비지심’이다.

 좋은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는 많은 주장과 이론이 있지만 그간의 교육 경험을 토대로 요약하면 어머니가 자녀를 태어나면서부터 양육하는 방법 그 자체가 좋은 부모라 할 수 있다. 즉 자녀의 관심 속에 발달 단계를 고려해 항상 사랑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자녀의 스트레스성 문제를 사랑으로 이해하고, 지나친 간섭을 지양하면서 자녀와의 말다툼을 피하고, 모순된 행동으로 자녀를 실망하게 하지 말아야겠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재능을 갖고 태어난다. 자녀의 소질과 특기, 적성을 파악하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나 담임교사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발굴 지도하는 일은 학생의 앞날에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따라서 부모님께서 자녀를 교육할 때 새로운 사고를 촉진해 유능한 인재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조언을 해야 할 의미와 책임이 있다. 그러므로 좋은 부모가 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