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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외과 교수
대장암 환자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 갑상선암·위암에 이어 환자 수가 세 번째로 많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10년에만 2만5천782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했다. 전체 암환자의 12.8%를 차지한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장암이 수십 년째 부동의 ‘남성 1위 암’이던 위암을 처음으로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대장암의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연령은 60∼70대로,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하지만 다행히 완치를 의미하는 5년 생존율이 약 73%에 이른다. 조기에 암을 발견해 치료하는 비율이 늘었기 때문이다.

대장은 지름 5㎝, 길이 150㎝의 소화기관으로, 배를 정면에서 봤을 때 ‘ㅁ’자 모양으로 있다. 대장암은 생기는 위치에 따라 크게 직장암과 결장암으로 나뉜다. 항문부터 시작해 안쪽으로 약 15㎝ 구간에 생기면 직장암, 나머지는 결장암이다. 대장암의 약 85%는 대장 안쪽에 생긴 용종(혹)이 악화해 발생한다.

서양인과 한국 사람의 대장암 특징에는 차이가 있다. 서양인은 직장암과 결장암 비율이 약 2대 8이다. 국내의 경우 현재 거의 5대 5이지만 점차 서양처럼 결장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대장암의 가장 큰 원인은 고지방·고칼로리의 서양식 식사 습관이다. 국내에서 서양처럼 결장암 비율이 높아지는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대장암을 선진국형 암으로 부르는 이유다. 동물성 지방 섭취량이 많은 나라에서 대장암의 빈도가 높게 나타난다.

이 외에 음주, 흡연, 가족력(유전), 칼슘과 비타민D 부족도 영향을 준다. 대장암의 약 15%는 가족력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통·설사·혈변이 나타나는 궤양성 대장염이 수십 년간 지속해도 절반 가까이 대장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장암 1~3기는 암이 있는 부위의 장을 떼어내는 수술을 한다. 최근 대장암 수술이 발전해 주변 장기 손상 없이 암을 제거할 수 있게 됐다. 배에 작은 구멍 몇 개만 뚫고 이곳으로 수술 도구를 넣어 진행하는 복강경과 로봇으로 대장암을 수술한다. 일부 조기 대장암은 내시경을 이용한 절제술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항문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직장암이라 하더라도 수술 전 방사선화학요법을 통해 항문보존율을 약 90%까지 올릴 수 있다. 특히 골반이 좁고 항문과 근접한 직장암은 로봇을 이용해 좀 더 세밀한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대장암은 수술 후 재발률이 2기 15~20%, 3기 50% 정도이다. 항암제·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면 재발률이 약 30% 감소한다.

대장암이 주변 장기로 전이된 4기 대장암이라도 수술이 가능하면 5년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수술이 가능하지 않더라도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 등을 병행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대장암은 초기에 아무런 증상이 없다. 어느 정도 진행하면 암이 있는 부위에 따라 증상이 나타난다. 복부를 정면에서 봤을 때 우측에 생긴 대장암은 출혈 때문에 빈혈이 생기고, 직장암은 피가 섞인 혈변을 보고 배변 후 변이 남은 잔뇨감이 있다.

용종으로 시작해 암이 되는 대장암은 내시경 검사가 가장 효과적인 진단법이다. 대장암으로 발전하는 선종성 용종은 5~10년 후 암이 된다. 만 50세 이후 5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은 이유이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으면 40세부터 받는 것을 권장한다. 용종의 크기가 2㎝ 이상이면 암이 있을 확률이 50%에 이른다. 선종성 용종이 발견되면 2~3년에 한 번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중년 이후 소화불량, 2~3주 이상 배변 습관의 변화, 변을 볼 때 점액이나 출혈이 있으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도움말=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외과 이윤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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