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중구 북성동 차이나타운 거리.
▲ 인천시 중구 북성동 차이나타운 거리.
지난 주말 모처럼 인천시 중구 북성동에 위치한 차이나타운으로 가족 나들이를 다녀왔다.

새로 개통된 수인선 종착역인 인천역에서 내려 웅장하게 서 있는 패루와 마주했을 때만 해도 이곳이 차이나타운이구나 하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왠지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에서 본 차이나타운과 사뭇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인천 차이나타운에는 중국 특유의 향내가 나지 않았다. 패루를 지나 조금 안으로 들어가다 보니 서울 이태원에서 본 듯한 터키 아이스크림을 파는 상인을 만날 수 있었다. 이때만 해도 그렇게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화려한 문양의 중국 간판과 홍등만 봐도 여기가 차이나타운이란 것을 의심할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민속촌에서나 봄직한 꿀타래를 파는 상인을 마주했을 때는 여기가 차이나타운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본 지팡이 아이스크림과 전구병에 담은 오색 음료, 그리고 시내 일반 중국음식점과 별 차이가 없는 음식점들을 보니 더 이상 차이나타운이란 느낌을 가질 수 없었다.

국적을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먹거리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기다리는 모습 역시 여느 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이곳 차이나타운 내 모던하게 꾸민 커피숍과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다.

인천역에서 반대편 한중문화원까지 20여 분 남짓 걸으면서 차이나타운만의 이국적인 정취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지난해 휴가 때 전주 한옥마을에 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국적 불명의 먹거리만 즐비할 뿐 차이나타운만의 특색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이곳 차이나타운은 인천의 ‘관광 1번지’라고 들었다. 따라서 인천시와 중구청에서도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다양한 관광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인위적인 관광정책이 특색 없는 차이나타운만을 만들고 있지 않은지 안타까움이 드는 하루였다.

이정미 시민기자 dongq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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