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광호 사진작가.
▲ 최광호 사진작가.

강원도 평창에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최광호 사진작가는 매일 사진을 찍고 찍고 또 찍는다. 인천에서 사진을 시작해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우뚝 선 그이지만 여전히 손에서 카메라를 놓지 않는다고 한다.

"카메라를 쓰지 않고 감광재료 위에 직접 물체를 두고 빛을 쬐어 영상 구성을 하는 표현 기법인 포토그램 작업을 자연을 대상으로 준비하면서 이곳에 작업실을 마련해야겠다는 결심으로 6년 전에 터를 잡았죠. 쉬지 않고 하루에 찍는 사진도 1천여 장에 달해요."

집이자 작업실인 평창 폐교를 잠시 떠나 그는 인천에서 오래간만에 두 개의 전시를 열었다. 하나는 선광문화재단 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1975, 귀향(7월 11∼24일)’이고, 또 다른 전시는 강화도 맘갤러리에서의 ‘디야나(6월 25일∼8월 31일)’이다.

올해 환갑을 맞이하는 최광호 작가는 먼저 세상을 뜬 동생 최순호 등에 대한 과거 이야기 등을 가슴속에서 꺼내 그 시절을 되돌아보며 미래에 대한 힘을 얻고 싶어 이번 전시를 인천에서 열었다.

"선인고 1학년 때 사진을 시작해 막노동으로 돈을 벌어 카메라를 샀어요. 2학년 때 ‘독수리’라는 사진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했는데 부모의 반대가 심했죠. 되돌아보면 아마 사진반이 없었으면 학교를 계속 다니지 못했을 것 같아요. 백제예술대 사진과 정주하 교수가 같이 미친 듯이 사진 찍던 동아리 구성원 중 한 명이에요."

사실 그의 작품은 ‘가족 삶을 통해 희로애락을 그린 작가’로 유명하다. ‘반사회적, 상식을 넘어선다’라는 일부 평에 대해서는 "순수로 돌아가려는 나의 초심이 반사회적일까요"라고 되물었다.

"친조부모의 벗은 몸을 사진으로 담아낸 과거의 시도가 평범하지 않다 보니 그런 오해도 생긴 것이라고 봐요. 하지만 저의 의도는 그게 아니에요."

선(禪)을 의미하는 디야나(Dhyana) 전시를 놓고 맘갤러리 관장 마니가 내놓은 평이 최 작가의 작품세계를 가장 잘 설명하는 듯하다. "크레용으로 하늘을 칠하는 어린아이 마음과 눈만이 무질서한 듯하지만 질서를 갖춘 최광호의 사진을 온전하게 볼 수 있으리라."

인천 풍경을 담은 모든 사진을 이번 전시공간에 다 내보일 수 없었다는 최 작가는 올해 ‘인천 사진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사진이란 무엇인가’란 물음에 고민하며 40년 넘게 답으로 찍은 사진들이 무척 많기 때문이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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