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 경제의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 중이다. 최근 국내 바이오기업과 제약사가 기술 수출에 성공하면서 더욱 그렇다. 삼성 등 대기업들도 이 산업에 눈독을 들이며 공격적인 투자를 서슴지 않고 있다.

정부 또한 적극적이다. 지난 3월 관련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바이오특별위원회’(위원장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를 출범시켰다. 민·관·학계 등 20명으로 구성된 바이오특위는 글로벌 신약 개발 기업 육성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바이오 분야가 미래 먹거리 산업이 절실한 국가 전체의 희망이 됐다는 뜻이다.

 요즘 꿈을 현실로 바꿔 나가는 ‘바이오’의 힘은 국내 여러 곳에 자리잡은 ‘바이오 클러스터’에서 나오고 있다. ‘원조 바이오밸리’ 대전, ‘제약사 연구소의 메카’ 용인, ‘한국의 메릴랜드’ 오송, ‘항체 바이오의 미래’ 송도, ‘신흥 바이오 벤처의 요람’ 판교 등이다. 이곳에서 밤낮 없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제약·바이오기업 관계자들은 밝은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 중 ‘바이오 메카’로 성장 중인 경기도 ‘K-바이오’를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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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센터 분석지원팀 구성원들이 ‘K-바이오’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있다.

# 국내 바이오 분야의 메카로 성장한 ‘K-바이오’

국내 바이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경기도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경기지역 바이오산업의 도약을 위한 행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발표한 ‘국내 바이오산업 실태조사(2013년 기준)’에 따르면 전국 관련 업체 971개 회사 중 33%인 319개 기업이 경기지역에 있다. 그만큼 바이오산업에서 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다.

도는 2005년 차세대 성장 동력인 바이오 분야 연구활동 지원을 위해 광교테크노밸리에 바이오센터를 설립했다. 지난 11년 간 바이오센터 내 50여 명의 석·박사 연구원들은 도내 바이오·제약기업 발전과 신약 개발 연구에 몰두해 왔다. 바이오센터 분석지원팀은 지난 5월 인삼과 홍삼 제품에 들어 있는 사포닌의 주요 성분을 질량분석법을 통해 분석할 수 있는 자체 기술을 국내 화장품기업인 ㈜아모레퍼시픽에 이전했다.

 ㈜아모레퍼시픽에 이전한 기술은 성분 분석기술 및 최적화된 분석 조건으로 인삼의 주요 성분 중 하나인 사포닌 표준품에 대한 질량분석스펙트럼 데이터베이스(DB)와 표준품 정보다. 기술을 이전받은 ㈜아모레퍼시픽은 인삼·녹차·콩 등 아시안 뷰티 특화 천연 소재에 관한 연구개발(R&D)을 더욱 확장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센터는 142종의 첨단 연구장비를 구축해 장비 부족으로 연구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 향상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까지 센터에서 지원한 분석 지원 누적 건수는 26만4천576건으로, 도내 바이오·제약기업 650개 업체가 분석장비를 사용했다. 이 중 76%인 498개 업체가 중소기업이다.

이종석 분석지원팀장은 "도내 기업들의 첨단 분석장비와 전문 분석 지원 수요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전문 분석 지원사업의 지속적 운영을 위해 신규 분석 지원 인프라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우수 원천기술, 사업화 추진 활발

바이오·제약기업의 신약 개발에 필요한 유효물질(Hit compound) 발굴을 지원해 주는 기업화사업팀은 국내 제약기업의 신약 개발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기업화사업팀은 2010년부터 초고속 약효 검색(HTS) 시스템을 통해 20만 개의 합성화합물 은행과 2만3천여 개의 추출물 은행 화합물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도내 바이오·제약기업으로부터 총 50여 건의 약효 검색을 지원하는 등 기업의 ‘국산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최용문 기업화사업팀장은 "신약 개발을 위해선 10년 이상의 시간과 1조 원 이상의 연구개발 비용이 들어간다"며 "바이오센터 첨단 공동 장비를 통해 발굴된 유효 물질을 제공해 기업의 신약 개발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 천연물연구팀은 지난 5월 도내 대학인 성균관대학교와 공동으로 전사인자(PRDM4)를 통한 지방세포 리모델링으로 새로운 비만 치료 기전을 밝혀 국제 학술지 ‘네이처 화학생물학’에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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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센터 약효평가팀은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국제실험동물관리평가인증협회 ‘동물실험실 완전 인증’을 획득했다.

 2021년까지 5년간 연구개발비 40억 원을 지원받는 ‘2016년도 바이오·의료기술개발 사업’ 에 항비만 치료제 개발 연구과제를 공모해 지난 5월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이 기술은 도 지원을 받은 천연물 유래 신약 개발 선도물질 발굴 과제의 성과물을 활용한 대표 사례다.

연구 총괄 책임자인 천연물연구팀 구진모 박사는 "백색 지방을 연소형 갈색 지방으로 전환하는 신개념 항비만 치료제가 개발되면 치료제 선택의 폭을 확대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약효평가팀도 지난 3월 국내 18번째,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국제실험동물관리평가인증협회(AAALAC-International)로부터 동물실험실 완전 인증을 획득했다. 국제협회의 완전 인증 획득은 동물실험실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국제 규격 기준을 충족시킬 때만 주어지는 공인 인증이다. 센터는 이번 국제 기준의 우수 동물실험 시설의 신뢰성 확보 입증으로 도내 바이오·제약기업이 국제 수준의 연구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바이오 벤처 육성 등 연구소 기업 활성화

연구협력팀은 매년 도내 기업 홍보와 제품 판로 확보를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센터 지원을 받아 ‘바이오코리아 2016(BIO KOREA 2016)’에 참가한 건강기능식품 업체인 ㈜해나눔이 중국 L사와 1천만 달러(한화 약 114억 원) 규모의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도내 기업인 ㈜해나눔이 수출하기로 한 제품은 발효효소 제품과 드립백 제품인 ‘루페(Lufe) 커피’로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에서 커피콩(Bean)을 채취해 가공한 루왁 커피의 발효 원리에 한국적 발효 과학을 더한 커피로, 루왁 커피 맛을 살리면서 건강에도 이로운 발효 커피 제품이다.

 이처럼 센터는 매년 국내외 화장품(뷰티) 박람회에 경기도 홍보관을 운영해 도내 바이오·제약기업의 ▶우수 제품 전시 ▶기술이전 ▶국내외 판로 확보 등 도내 바이오산업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있다.

 정영훈 바이오센터장은 "앞으로도 센터는 도내 바이오·제약기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과 첨단 고가 연구장비를 중소기업이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 기업의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라며 "광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바이오밸리 여건 조성과 바이오센터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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