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에디슨의 명언이 있다. 실패도 해 봐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즉, 실패는 혁신을 위한 자산이다. 하지만 실제 창업에 나섰다가 실패를 맛본 사람들은 이 말에 공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창업 성공을 이끌려면 우선 나 자신을 파악해야 한다. 목표와 목적 그리고 자신의 성향에 맞는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단순히 음식점이나 소매업 등 생계형 자영업 창업에 나서다 보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실패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기술과 경험을 갖춰 창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래야 실패할 확률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선 창업 기업 중 40%가 1년 안에 폐업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알짜배기’ 소상공인들의 생존 기법을 들여다봤다.

# 소상공인 40% 창업 후 1년 내 폐업

올해 초 중소기업연구원이 발표한 ‘소상공인 회전문 창업 실태와 해법의 실마리’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창업 기업의 40.2%는 1년 안에 폐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년째 53.7%, 3년째 62.0%, 4년째 66.6%, 5년째에 69.1%까지 치솟았다. 결국 10명 중 7명이 창업 5년 안에 폐업하고 있다.

창업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창업의 필수 조건으로 ‘기술 창업’을 권하고 있다. 다양한 창업 아이템이 넘치는 창업시장에서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을 겸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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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큐브 박창진 대표.

# 경기도형 알짜배기 소상공인 육성

경기도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이하 중기센터)는 그동안 미래 유망 업종을 발굴·육성해 소상공인 업종의 기술화 및 다각화 유도를 통한 창업을 지원하는 ‘소상공인 기술(재)창업 사업’을 펼쳐왔다.

소상공인 기술(재)창업 사업은 생계형 자영업 창업을 지양하고, 기술과 경험을 갖춘 준비된 창업자를 발굴해 경기도형 알짜배기 소상공인을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우수 창업 아이템과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도내 예비 창업자 또는 경기지역 기존 소상공인 창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IT전문기술, 3D프린팅 아이디어 창업, 전기·전자기기 프로그램 제작, 자동차 정비, 특수용접, 실내건축, 배관기술, 조경·분재 등 혁신적인 소상공인 사업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지난해 이미 12개 사를 지원했으며, 올해는 총 20개 사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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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한옥공간 김용만 대표.

# 국내 완구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다

스마트 조립완구 개발·생산 전문기업인 ‘i-cube’의 박창진 대표. 그는 지난해 9월 창업했다. 창업 전 3년간 완구 개발에 매달렸다. 15년간 완구회사 협력업체로 제품 개발에 참여하며 쌓은 노하우로 제품 아이디어가 떠올라 3년간 매진한 것이 바로 ‘만드는 재미’란 뜻을 가진 스마트 조립완구 ‘조이빌드’다. 하나의 패키지로 총 4가지 조립품을 만들 수 있는 조이빌드는 하나당 27개 부품으로 구성돼 안전하고 쉽게 조립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3년 전 조이빌드 개발을 시작한 박 대표는 전에는 그래픽 디자인 회사를 운영했다. 그러던 중 조이빌드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회사를 정리했다. 겉으로 보기에 승승장구한 것처럼 보이는 박 대표지만 그에게 있어 ‘가뭄의 단비’ 같았던 존재는 바로 기술재창업이었다.

"조이빌드 개발에 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제품을 개발하고 막상 창업을 하니 여력이 부족했다. 그때 만난 것이 소상공인지원센터의 기술재창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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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가 기술재창업 사업을 통해 지원받은 것은 박스 생산, 매뉴얼 및 금형 제작 지원 등이다. 여기에 창업 교육과 3D프린팅 교육도 큰 도움이 됐다. 박 대표는 "오랫동안 사랑받고 기억되는 완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한식 창호시장을 이끌 리딩 컴퍼니

한식 단열창호 전문기업 그린한옥공간의 김용만 대표. 그는 한식 단열창호와 하이브리드 한지 창호, 한지 벽지 등을 주력 제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한옥에 어울리는 창호를 만들고자 1년여 연구 끝에 기술을 개발해 제품을 완성시켰다. 한지 창호 관련 업무에 종사하다 한식 단열창호 개발을 위해 창업한 김 대표도 기술 개발 막바지 단계에서 난관에 부딪쳐 애로를 겪었다. 손잡이 잠금장치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때 중기센터의 기술재창업 지원을 받았다.

"창업 과정에서 적당한 시기에 적합한 지원을 받아 우리 창호를 시장에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도시 목조화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본 김 대표는 한식 창호가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며 그에 맞는 연관 시스템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민휘경 소상공인지원센터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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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재창업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현재 경기도 소상공인 수는 61만2천599개 사로 전국 소상공인(296만2천367개 사)의 20.7%를 차지할 만큼 그 수가 많다. 이에 반해 경기도 자영업자의 폐업률은 매년 15%를 웃돌고 있다. 이는 소상공인들이 실패할 경우의 수가 많다는 것을 얘기해 주고 있다.

 하지만 해외 사례를 보면 기술을 가진 소상공인들이 가업 승계로 기술을 전수하면서 그 자리를 지키는 사례들이 많다. 그만큼 기술 없이 쉽게 창업으로 이어지면 흔들리거나 어려움이 많다는 얘기다. 이에 기술을 가진 소상공인을 발굴하고 보다 집중 지원한다면 소상공인들의 창업 성공률도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소상공인에게 기술이 왜 중요한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른 사람의 기술을 로열티를 갖고 성공한 사례들도 있지만 꾸준히 사업이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자신의 전문기술로 창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에 집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마케팅, 영업이나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센터가 지원을 통해 이런 부분을 돕고 소상공인들이 잠재적인 폭발력으로 창업을 이어가기를 바라고 있다.

-올해 소상공인지원센터 사업 중 눈여겨볼 만한 사항은.

▶7월 시작한 폐업 관리는 소상공인들의 폐업 컨설팅을 통해 폐업을 잘 마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재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소상공인 경영 2·3세대를 돕는 가업 승계 지원, 도내 빅데이터를 활용해 상권 분석을 돕는 상권 영향 정보분석 시스템 개발, 유망 프랜차이즈 육성 사업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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