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한 인천 부평 십정2구역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이 오히려 주거환경을 더 열악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용적률 300%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에 공원 녹지가 10% 미만이기 때문이다.

25일 인천시 부평구에 따르면 십정동 216번지 일대 19만2천여㎡의 터에 지하 2층·지상 49층 규모로 공동주택 5천678가구를 짓는 ‘십정2구역 주거환경개선사업 사업시행변경 인가’를 고시했다. 통상 2년 이상 소요되는 정비사업 처리기간을 ‘정비사업 논스톱 서비스 시스템’을 도입해 시행사(인천도시공사) 변경 후 7개월 만에 사업 시행을 인가한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아파트 공급 규모를 당초 5천100가구에서 5천761가구, 5천886가구까지 늘려 발표하는 등 도시공사가 국토교통부와 합의한 비례율 ‘100%’를 맞추기 위해 용적률을 지나치게 높였다.

2007년 정비구역 지정 당시만 하더라도 이 구역은 건폐율 13%, 용적률 230% 이하를 적용해 최고 높이 28층의 2천771가구를 건립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종 인가된 건축계획을 보면 총면적 53만3천여㎡, 건폐율 19.91%에 용적률 329.39%, 지상 49층 공동주택 28개 동으로 현재 고시된 전국 뉴스테이 아파트 중 최고층, 초고밀도다.

더욱이 기존 35% 이상으로 계획됐던 공원 녹지 비율을 6.7%로 확 낮췄다. 여기에 전용면적 18∼39㎡가 667가구, 59㎡가 2천557가구로 실사용 면적을 늘리기 위해 베란다를 확장하다 보니 ‘베란다 없는 오피스텔형 빌라’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 같은 기준에서 뉴스테이 아파트를 지을 경우 주변 교통 혼잡과 단지 내 주차난은 불 보듯 뻔하다. 가구당 주차 대수를 기존 0.6∼07대에서 1.1대(6천367면)로 늘렸지만 1만 명 이상이 거주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단지 내 주 관통도로의 폭(12m)은 그대로 유지되고, 단지 밖 인근 도로 2곳만 소폭 확대된다.

내 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는 주민 김모(35)씨는 "명품 아파트를 짓겟다는 건지, 초고층 빌라촌을 만드는 건지, 업자들과 도시공사에 분통이 터진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용적률 상향으로 인구밀도는 높아질 수 있지만 아파트 동 사이의 이격 거리가 충분하고, 공원 규모는 별도의 심사위원회를 열어 관리처분계획 인가 전에 변경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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