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홍서윤/생각비행/400쪽/1만6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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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를 탄 채 26인치 여행가방을 끌고 혼자 유럽여행을 떠났다. 스위스에서 패러글라이딩도 해냈다. 용감해! 잘했어, 홍서윤! 장하다!"

 2013년 한 방송국에 입사하면서 국내 첫 장애인 여성 앵커로 이름을 알린 홍서윤 아나운서가 유럽 7개국 25개 도시로 여행을 다녀온 뒤 쓴 책이다.

 저자는 10살 때 불의의 사고로 다쳐 20년간 소설 속 비련의 주인공이었다고 회고한다. 학교와 집, 병원이 외출의 전부였던 때도 있었던 그녀가 어느 날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스위스행 비행기 표를 끊고 유럽 여행을 시작한다.

 삶의 판도를 뒤흔든 곳으로 소개한 스위스에서의 일화가 많다.

 취리히로 가는 비행기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휠체어를 타고 여행을 떠난 저자를 향해 "대단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냥 남들처럼 똑같이 평범하게 비행기를 타고 유럽 여행을 하고 싶었던 게 전부였는데 자꾸만 대단하다고들 하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장애인 혼자서 장거리 여행을 하는 일이 대단해야만 하는 걸까? 그냥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생활처럼 평범한 일이 될 수는 없는 걸까?"

 하지만 그녀가 경험한 스위스 여행은 한국과는 달리 일상 그 자체였다. 휠체어로 버스와 기차를 타는 일이 어렵지 않았고, 산을 오르는 케이블카도 쉽게 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스위스에서 용기를 내 패러글라이딩에도 도전했다. "숨을 크게 한 번 쉬고 나서 마법의 주문을 걸었다.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낙하산 줄을 힘차게 잡아당겼다. 날개가 되어 줄 하얀색 낙하산이 공기를 가득 품고 크게 펼쳐졌다. 순간적으로 심장이 멈추는 듯한 환희를 느꼈다"는 소감이 나와 있다.

 이렇게 저자는 새장에 갇혀 살던 새가 새장을 벗어나 하늘을 만나는 기분을 전하고 있다. 자신이 경험한 도전과 자유를 많은 장애인들과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집필했다. 라디오 리포터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가 장애인들이 여행을 통해 인생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장애인여행문화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 도시 지도책 
조지아 체리/풀과바람/72쪽/2만2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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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스본 등 세계 30개 도시에 대한 자연환경과 역사, 문화를 그림 지도로 소개한 책이다.
이 책은 딱딱하고 복잡한 일반 지도책이나 여행 안내서가 아니다. 초등학생 수준의 어린이가 세계 도시에 대한 그림을 하나하나 스스로 짚어 가며 상상하고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지도책이다.

직접 각 도시를 여행하지 않더라도 한 장의 그림 지도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 세계 여행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마르틴 하케가 콜라주 기법으로 지도를 표현한 게 또 다른 특징이다. 콜라주란 화면에 종이·인쇄물·사진 따위를 오린 다음 풀로 붙여 작품을 만드는 기법이다.
 
심영순, 고귀한 인생 한 그릇  
심영순/인플루엔셜/336쪽/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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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사랑과 정성에 다름 아니며, 내 가족에게 지어 먹이는 마음으로 만드는 것이다."
올해로 77세인 심영순 원장이 전업주부에서 한식연구가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과 자신의 마음가짐을 책으로 펴냈다.

저자는 한식의 세계에 입문해 모든 음식을 내 가족이 먹는 것처럼 만들겠다는 마음 등 8가지의 생각이 자신을 한식의 대가로 성장시켰다고 회고한다.

조언도 담고 있다. 시대상과 여성의 지위는 달라졌어도 가족이 함께 밥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기쁨, 자녀들이 밥상에서 느끼는 엄마의 정성과 사랑을 결코 포기하지 말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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