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미화원 두 명이 위험하게 매달린 청소차량이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 환경미화원 두 명이 위험하게 매달린 청소차량이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지난 주말 자정이 다 된 시간 인천시 남동구 옛 소래포구길을 따라 가다 앞서 가던 청소차량 한 대를 목격했다.

1t 남짓의 청소차량은 좁은 왕복 2차로를 서행하며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봉투를 적재함에 실었다. 갓길도 없는 좁은 도로 양쪽에 놓인 쓰레기봉투를 적재함에 실어 나르는 환경미화원의 모습이 위험천만해 보였다.

왕복 2차로를 지나는 차량들이 쉴 새 없이 청소차를 추월해 가는 틈 사이로 미화원 두 명이 분주히 움직이며 쓰레기봉투를 실어 날랐다. 이들 모두 안전모조차 착용하지 않은 채 청소차량 후면 적재함에 장착된 발판과 손잡이용 고리에만 의지해 작업을 하고 있었다. 매년 미화원 안전사고가 심심찮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지만 여전히 위험한 작업환경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들은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멈추지 않고 달리는 청소차량을 따라가기 위해 차량이 다니는 차도를 뛰어다니며 쓰레기봉투를 적재함에 싣고 있었다. 자칫 달리는 차량에 올라타다 미끄러져 추락하거나, 추월하는 차량에 치일 수 있는 위험한 모습이다.

현행 산업안전보건기준에 보면 하역 운반 기계나 차량에서 작업할 경우 별도의 작업지휘자나 유도자가 있어야 하고, 작업자는 안전모 등 보호장구를 갖춰야 한다. 이를 어겼을 경우 사업자 역시 처벌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차량이 많이 다니는 비좁은 도로에서 작업이 이뤄지고 있고, 이를 지켜보는 다른 운전자들도 흔히 봐 왔다는 듯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서행하는 청소차량을 추월해 갔다. 지독한 안전불감증에 걸린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듯했다.

지영서 시민기자 mw719@naver.com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