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Ubiquitous)’란 용어가 있다. 언제 어디에서나 동시에 존재한다는 의미의 라틴어다. 1996년 미국의 마크 와이저가 처음 주창했다. 당시 그는 인터넷 시대를 거쳐 개개인이 환경에 편재된 수많은 컴퓨터에 둘러싸인 유비쿼터스 컴퓨터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했다.

그 시기는 2005에서 2020년 사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크 와이저의 주창한 유비쿼더스 시대는 이미 우리 실생활에 파고들었다. 인천이 그렇다.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이 그 현장이다.

송도·청라국제도시·영종지구를 아우르는 유비쿼터스 도시 건설을 목표로 한 지 꽤 됐다. 송도국제도시는 이미 유비쿼터스 시스템이 구축돼 오는 11월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진정한 유시티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편집자 주>

# 인천유시티(U-City)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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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유시티의 출범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천시와 국내 기간통신망업체 KT, 시스코의 합작사인 ‘Kcss’가 산파 역할을 했다. 이들은 공동 출자를 통해 2012년 5월 민관합동법인 ㈜인천유시티를 설립했다. 인천을 미래 도시 유시티로 만들겠다는 구상에서다.

이때 출범한 ㈜인천유시티는 기존 도시와는 차원이 다른 첨단 IT기술을 도시 개발의 전 과정에 적용하는 유시티 개념부터 정립해 나갔다. IFEZ를 미래 도시로 건설하기 위해서다. 이후 ㈜인천유시티는 기반 구축에 힘을 쏟았다. IT 기반의 지능화된 도시로써 총 네트워크와 지능형 빌딩시스템, 지리정보시스템, 지능형 교통시스템, 광대역 통신망 등 첨단 IT기술을 총동원했다. 송도국제도시가 그 시험 무대였다.

㈜인천유시티가 그동안 구축한 송도의 유시티는 오는 11월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인천유시티는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보다 편리하고 경제적인 삶이 조화를 이루는 IT 시스템 환경 그리고 인간 중심 환경을 구현해 나갈 계획이다.

# 유시티의 핵심 통합관제센터

도시 전체가 수출상품으로 떠오른 송도 유시티의 핵심 시설은 크게 두 가지다. 통합관제센터와 공공 클라우드 시스템이다. 송도국제도시 G타워 문화동 내에 들어선 통합관제센터는 송도와 청라를 한눈에 보는 곳이다. 유시티의 상징물이다.

이곳에서는 교통 흐름은 물론 도시 전체의 위기 상황과 각종 생활 정보를 제공한다. 50인치(127㎝) 크기의 DLP 큐브(스크린 일체형 영상출력기)가 17개씩 3단으로 정렬돼 청라와 송도지역의 실시간 영상을 보여 준다. 앞으로 34개의 DLP 큐브를 2단으로 추가 정렬해 총 85개의 큐브를 설치하면 송도에서 영종까지 IFEZ 내 3개 지역의 생생한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볼 수 있다.

단순히 실상황만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시설물의 이상 징후, 방법, 교통, 방제 등 각종 위험 요소를 신속·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다. 이를 관제센터를 통해 유관기관과 시민들에게 알려 즉각적 대응체계를 갖출 수 있다. 튜브의 숫자도 표면적으로 설치한 85개가 전부는 아니다. 화면을 세분화하고 또다시 나눌 수 있다. 따라서 IFEZ에 설치된 1천500여 개의 고화질 CCTV를 한눈에 볼 수도 있다. IFEZ 통합관제센터가 경찰 교통상황실과 달리 이처럼 다양한 제어 기능과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통합플랫폼이 구축돼 있어 가능하다.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3개 지역(송도·청라·영종)에 각각 설치한 상황실의 관제시설을 폐기하지 않고 재활용 과정을 거쳐 한곳에서 운영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유시티의 가장 큰 숙원인 유지·관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유지·관리 비용 때문에 주춤했던 많은 공공기관이 현재 운영 중인 주차 단속 및 방범용 CCTV 관제센터를 활용할 경우 관리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준 셈이다. IFEZ 통합관제센터는 통합플랫폼 개발에 성공해 이를 가능하게 했다.

IFEZ 통합플랫폼은 CCTV, 각종 센서들로부터 수집되는 정보를 수집·가공·분석·배분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IoT(사물인터넷)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솔루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광대역 자가통신망을 통해 센터로 모인 모든 정보를 분석·가공해 부가가치가 높은 정보를 생산해 준다. 특히 IFEZ 통합플랫폼은 서로 다른 통신규약(프로토콜)을 가지는 현장 시설물 정보를 ESB(Enterprise Service Bus)로 수집해 표준규약으로 변환해 줌으로써 어떤 장비를 도입해 사용해도 통합관제센터에서 원격 조작 및 관리가 가능하다. 인천경제청과 인천유시티는 통합플랫폼 개발 과정에서 취득한 요소기술 3개 분야에 대해 특허 신청을 마친 상태다.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이 가능하도록 원천기술보호 작업도 마무리했다.

# 국내 최초 공공클라우드센터 가동 초읽기 

G타워 문화동 통합관제센터 바로 옆 330여㎡ 공간에는 국내외 유명 IT 제조사가 납품한 장비를 기반으로 클라우드센터 구축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클라우드센터가 문을 열면 송도·청라·영종지역에 설치된 CCTV와 센서에서 수집된 각종 정보를 저장하고, 이를 가공·분석·배분함으로써 통합관제센터에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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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FEZ 공공클라우드센터. 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IFEZ 공공클라우드센터는 구상 단계부터 화제가 됐다. 3개 지역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이처럼 조그만 공간 안에서 수집하고 처리한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발상이었다. 게다가 구축장비를 한곳의 제조사(밴더)에서 일괄 납품받던 턴키 방식(폐쇄적 네트워크)을 채택하지 않았다. 그래서 각자 상황에 맞는 제조사가 센터 구현 장비를 공급하면서 상호 연동 과정에서 장애 발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10월 시험 가동을 앞둔 IFEZ 공공클라우드센터는 세간의 우려와 불식을 말끔히 씻어 가고 있다.

IFEZ 클라우드센터의 성공 비결은 ‘창의와 도전정신’이 만들어 낸 값진 승리다. 우선 센터 구축 공간을 줄이기 위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서버를 대신해 사실상 무한 확장이 가능한 클라우드 개념을 도입했다. 가상화 솔루션 기반인 클라우드는 10여 년 전 국내에 도입됐지만 레거시 장비보다 안정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특히 공공분야에서는 외면받았다. 인천경제청과 인천유시티는 IT기술의 발달로 클라우드의 안정성이 크게 늘어나고, 공간 상황에 맞춘 주문형 제작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폐쇄적 네트워크로 인프라 환경을 구축하면 운영 및 관리 방법과 유지·보수를 제조사가 제시하는 대로 따라야 한다. 이 경우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민간에서 구축한 대부분의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는 대형 건물 안에 제조사가 제시하는 관련 장비를 설치하면서 수백억 원대의 비용을 필요로 한다. IFEZ 공공클라우드센터는 기존의 개념을 모두 무너뜨렸다. G타워 내 사무실 공간을 그대로 활용해 층고가 낮은 제약을 랙 집중 공조 설비를 구성해 해소했다. 이를 통해 송도·청라·영종 등 3개 지역에 설치된 1천500여 대의 CCTV 관련 서버를 불과 랙 2개 안에 완벽하게 설치했다. 그 뿐만 아니다. 이들 지역에서 사용하던 150여 대의 서버를 모두 수거해 19인치 표준 랙을 기반으로 컨테인먼트 설비를 구성했다. 그 안에 기존 장비의 재활용을 통해 서버 및 네트워크 장비를 구축하고, 가상화 솔루션을 적용해 앞으로 확장성까지 고려한 공공클라우드센터를 구축한 것이다.

IFEZ 공공 클라우드 센터는 현재의 용량을 갖고도 인천 전 지역에 설치된 CCTV에서 실시간으로 취득하는 각종 정보를 수집·가공·배분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송도의 나머지 공사 구간과 청라 및 영종 확장지역 그리고 원도심에 설치된 CCTV를 모두 관리해도 공간이 남는다는 얘기다. IFEZ 공공 클라우드는 제조사에 끌려다니지 않고 스위치, 가상화 기능, 운영체계, SW 등 각 분야별 장비를 각각의 제조사에서 납품받아 구축했다.

따라서 통합관제센터와 공공클라우드를 구축하면서 100억 원대의 예산을 절감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평가다.

㈜인천유시티 관계자는 "통합관제센터의 본격 가동과 국내 공공기관 최초로 구축한 공공클라우드 시스템은 원조기술을 갖고 있어 해외 수출 가능성이 열린 것도 큰 성과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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