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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희선 교육정책포럼대표

인천시와 경기도의 초·중·고교만 보더라도 총 2천700개가 넘는 학교에서 290만여 명의 학생들이 12만5천여 명의 교원들로부터 교육을 받으면서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학교는 언제나 교육의 변화와 개혁을 위한 공식 무대인 것이다. 최근에 가정교육과 사회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학교 교육은 여전히 교육의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교육의 성패는 기본적으로 학교 교육에서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학교들이 교육청의 지시에 따라 획일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돼 왔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그 많은 학교들이 똑같은 학교가 없고, 모두 차이를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브스와 후란은 ‘학교를 변화시키는 힘’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저서에서 교사의 전문적 자본과 교직 공동체가 학교를 바꾸는 힘이 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교육전문가 8명과 함께 현저한 변화를 이룩한 전국의 10개 초·중·고교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학교 변화의 주요인을 밝힌 바 있었다.

한마디로 교원이 변화의 대상이 아니라 변화의 주체가 될 때 학교 변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서 두 나라의 연구 결과가 공통적이다. 특히 변화를 이끌어 우수한 학교를 이뤄낸 학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밝혀진 결과를 거론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 교육을 어떻게 하겠다는 뚜렷한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진 혁신의 주도자가 학교 안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교장이나 교감, 또는 교사 중에 뚜렷한 포부와 열정을 가진 사람이 있어 그를 중심으로 학교 교육의 변화에 주된 동기가 되고 있었다.

둘째, 학교혁신의 주도자는 자신과 뜻이 같거나 자신의 교육이념에 동조하는 교원을 모아 학교 변화를 위한 추진제로서의 교원집단을 이뤄냈다.

 셋째, 학교 교육 혁신의 주내용이 학생발달, 인간존중, 교육본질 추구 등 기본적인 방향으로부터 진행됐다. 학교 변화의 주도자들은 좋은 교육을 하고 있다는 보람과 긍지 속에서 학교 교육의 변화에 기꺼이 참여하고 있었다.

 넷째, 학교 교육의 변화를 추진하는 과정이 점진적이었다. 결코 서두름이 없었고, 공감 속에서 시행착오에도 대비하면서 꾸준히 추진하고 있었다.

다섯째, 학교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룩한 학교의 교장들은 확고한 신념과 열정을 갖고 있는 교사들을 지원하고 격려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었다.

여섯째, 학교변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는 항상 순조롭게 진행된 것이 아니었다. 학교 변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장애나 저항요인들이 적지 않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 학교들은 지혜와 인내로 극복해 냈다.

장애요인은 내부요인과 외부요인으로 구분된다. 예컨대 내부요인으로는 일부 교원들의 비협조와 냉소적 태도, 학교재정의 부족 및 시설의 미비 등이 있었다. 외부 요인은 교육행정 당국의 간섭과 지시,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반대, 비협조, 무관심 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내·외적 장애요인을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는 설득과 공감, 변화하는 모습을 통한 이해와 협조 등이 있었다. 특히, 장애요인은 한두 번의 노력으로 쉽게 극복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지속적인 노력을 전개했다는 사실이다.또한 학교 변화의 과정에서 하나의 일관된 학교문화를 만들어 나갔다.

학교 교육의 질적 변화는 전적으로 교사의 열정과 헌신에 달려 있으며, 또한 교사의 활동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지원하느냐에 따라서 좌우된다.

그리고 행정기관과 단위학교의 관계구조의 개선 없이는 개별 학교 교육의 변화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 우리의 교육 행정체계에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는 관료주의의 구각을 창조적으로 파괴하고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의 교육행정 문화를 구축해 내야 한다.

 교직사회에도 탈관료화를 지향하고, 전문공동체가 확고하게 정착돼야 한다. 학교는 획일적 통제, 엄격한 계층관계, 하향적 의사 결정에 의존하는 권위주의적 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직사회도 문서주의, 획일주의, 형식주의 등 관료주의의 타성에서 벗어나 교사들이 전문적 자원으로 중시되고, 적극적 참여와 자발적인 동기 부여를 북돋아 학교 변화의 능동적인 힘이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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