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의 이야기로 849만 관객을 동원한 ‘국가대표(2009)’의 후속작 ‘국가대표2’가 오는 10일 개봉할 예정이다. 전작에서는 남자 일색의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국가대표2’에서는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이다.

공통점도 있다. 국내 비인기 스포츠를 소재로 유쾌한 웃음과 가슴 뭉클한 감동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는 점이다.

영화 속에서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뭉친 인물들이 아주 가관이다.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인 ‘지원(수애 분)’말고는 정말 형편없는 실력으로 국가대표팀에 지원해 모인다.

쇼트트랙 경기에서 물의를 일으켜 강제 퇴출을 당한 ‘채경(오연서)’은 매사에 불만인데다 반항적인 태도를 보여 팀원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외톨이다.

‘영자(하재숙)’는 전 필드하키 선수 출신으로 못 다 이룬 국가대표의 꿈을 이루고자 선발 공고를 보고 지원했지만, 사는 게 심심한 아줌마로 몸이 제대로 움직일 리 없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괜찮다.

국가대표하면 시간외수당을 준다는 말에 지원한 ‘미란(김슬기)’은 아이스하키협회 경리로 과거에 롤러스케이트를 탔던 경험이 전부다.

전직 피겨스케이트 선수인 ‘가연(김예원)’이 국가대표에 지원한 이유는 단 한 가지. 좋은 남자에게 시집 가 인생 반전을 꿈꾸는 철부지다.

감독도 비슷하기는 마찬가지.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시절 만년 후보선수인 ‘대웅(오달수)’은 실제 경기를 직접 뛰어 본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과장되게 각색된 주인공들이지만 "질 때 지더라도 포기하지 말자!"고 외치며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도전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알고 영화를 보면 좋은 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2003년 아오모리 아시안게임에 실제로 출전했던 전직 국가대표 이경선·최보영(현 아이스하키 심판)이 영화 속에서 중국 선수 역으로 나온다.

또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에서는 보디 체크(Body check·퍽을 가지고 공격하는 선수에게 상대편 선수가 자기 몸을 부딪쳐 공격을 막는 일)가 금지돼 있는데 영화에서는 나온다. 이건 영화의 재미를 살리기 위한 허구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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