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이란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우리나라 성인의 대부분이 앓았던 수두와 비슷하다. 수두 바이러스는 한 번 감염되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우리 몸의 척수 신경절에 잠복한다. 이후 우리 몸 안의 면역체계에 이상반응이 발생해 저하되거나 불균형이 생기면 바이러스가 활성화돼 신경을 공격해 피부의 발진과 함께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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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통증클리닉 최수일 교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7~9월에 대상포진 환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여름철 무더운 날씨로 인해 피로와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신체 내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상포진은 초기에 두통이나 근육통 혹은 감기에 걸린 것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 이후 신경절을 따라 몸 한쪽에 국한돼 띠 모양으로 붉은 반점이 발현되고, 여러 개의 수포가 발생한다. 피부의 물집은 치료를 시작하면 보통 2~3주 내에 치료가 된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힘들어하는 대상포진의 통증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날카로운 것으로 쿡쿡 찌르는 듯이 아프거나 손발이 저리는 듯 찌릿찌릿하기도 하며, 가려운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통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대상포진의 가장 무서운 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이 치유됐는데도 불구하고 통증이 계속 남아 있는 경우를 말한다. 보통 피부병변이 치료되고 1개월이 지난 뒤에도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일반적인 통증이라면 참을 수 있겠지만, 대상포진으로 인한 신경통은 흔히 ‘통증의 왕’에 비유될 정도로 그 정도가 심하다. 특히 면역력이 쉽게 떨어지는 고령자에서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올 가능성이 일반 사람들보다 훨씬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하면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적으로 남는다. 따라서 신경통이 발생하면 적극적인 치료를 빠른 시간 안에 받아야 하며, 이를 위해 약물치료, 경막외 주사 및 신경차단요법, 고주파 신경치료 등을 시행한다.

약물치료는 기본적으로 항바이러스제와 신경치료제를 통해 대상포진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신경에서 발생하는 통증을 막아 주고 악화를 예방하는 약이 들어간다. 하지만 약물로 조절이 안 되는 통증에 대해서는 신경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신경치료는 실시간으로 엑스레이 같은 영상을 보면서 대상포진이 공격한 신경의 위치를 확인한 후 직접 약을 뿌려 주는 경막외 신경차단술이 가장 대표적이다. 그러나 신경통 단계로 넘어간 경우 기존의 치료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때는 신경 부위에 박동성고주파를 줘 신경절에서 발생하는 통증을 억제하는 박동성고주파 신경차단술을 사용해 더 나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도움말=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통증클리닉 최수일 교수>


이것만은 알아 두세요!

-몸 한쪽에 국한해서 통증이 발생하고 1주 이내에 발진이 발생하면 대상포진을 의심하고 3일 이내에 지체 없이 병원을 찾으세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나이가 많거나 통증과 발진의 정도가 심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상포진은 약물치료도 중요하지만 신경치료와 병행 시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60세 이상부터는 대상포진 백신을 맞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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