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내공

조윤제│ 청림출판│ 1만5천800원

"이제는 어른다운 어른이 돼 봅시다."

어른이 없는 시대라 어른이 어른다워지는 공부가 절실한 시점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제목에서 나온 ‘내공(內攻)’은 흔들리지 않는 수준 또는 높은 경지를 뜻하는 말이다. 저자는 ‘어른스러움’이라는 말로 해석했다. 내공을 쌓아야 비로소 제대로 판단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질 수 있는 격이 생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어른답지 못한 많은 중년 또는 어른들로 인해 ‘아재’라고 희화화되고 있는 시대다. 시대를 책임져야 하는 어른들이 위기를 맞았을 때 상황을 모면하는 데에만 급급하며, 해야 할 말은 하지 못하고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어른아이가 됐기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이에 「(내가 단단해지는 새벽 공부)천년의 내공」이라는 책 제목처럼 어른이 되기 위한 새벽 공부를 권한다. 바로 내공 공부 말이다.

책은 크게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어른의 경지인 격(格) ▶주변을 장악하고 길을 제시해 주는 깊이, 치(治) ▶단 한마디로 가로질러 제압하는 단단한 힘, 기(氣) 등 3개 부문으로 내공을 소개한다.

내용이 좋아 주요 목차만이라도 열거해 본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줄 알아야 대장부라고 표현한 ‘스스로 돌이켜 바로세우다(1장)’, ‘세상사는 승패로 구분되지 않는다(2장)’, ‘공존하고 공감하기에 인간이다(3장)’, ‘청정함으로 멀리 들여다보는 것이 통찰이다(4장)’, ‘흔들림과 치우침이 없어야 대의를 말할 수 있다(5장)’, ‘천금의 무게를 견뎌 보라(9장)’ 등의 내용이 있다.

어른답기 위해서는 불의 앞에서 떨쳐 일어나 분노하는 용기뿐만 아니라 화를 잘 내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인상적이다.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것도 내공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작은 불의를 양보하면 큰 불의를 불러들이게 된다’, ‘비겁함 앞에서는 낮은 목소리로 크게 분노하라’ 등의 지침이 나와 있다.

「천년의 내공」은 「논어」, 「맹자」, 「사기」 등 고전 등을 연구한 중국의 대학자 지셴린(1911~2009)이 추출한 148개 명구를 저자가 재해석하고 풀이한 책이다. 간만에 보는 좋은 신간이다. 오는 19일 출간될 예정이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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