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 어렵다 어렵다…."

 어디를 가나 듣는 얘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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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혜영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북부사업본부장>
최근 모금활동을 위해 매일 경기북부의 기업, 개인, 단체, 지자체 등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다들 한목소리다. 우리도 하루하루가 힘든데 기부는 무슨, 차후에 경기가 좋아지고 여유가 생기면 할 테니 그때 다시 와 달라 한다. 어렵사리 약속을 하고 찾아가지만 5분도 미팅을 하지 못한다.

 우리 사회는 갈수록 계층의 양극화 등으로 기업 간의 갈등, 세대 간의 갈등이 점점 심화돼 가고 있다. 나, 가족, 우리는 스스로 자기 주변에 높은 벽을 쌓고 난 불행하다고, 난 소외되고 사회에서 관심을 안 가진다고 혼자 덩그러니 튕겨져 나와 외로움을 느낀다.

 왜 이러한 갈등이 일어나는지 이유를 찾아보자.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우리 사회는 유독 남을 의식하고 비교하는 습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가 만족했어도 타자의 소유와 행복을 바라보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이 생겨 좌절하고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여기며, 삶의 여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마치 SNS 속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들의 사진과 행복을 바라보며 더 외로움을 느낀다는 얘기와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비교하는 즉시 우리는 불행으로 가게 된다. 직행길이다. 안타깝다.

 그럼 우리 사회가 다시 자신의 삶에 만족을 느끼고 좀 더 행복해지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자신의 현재 모습을 사랑하고 현실을 당당하게 받아들이는 의지가 필요하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데 어찌 남의 행복을 바랄 수 있을까.

 다음으론, 타인을 사랑하고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회복이 선행돼야 한다. 그동안 외면해왔던 이웃 간에 서로 소통하지 못했던 것을 털어내고 배려하는 마음이 먼저일 것으로 본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가 아니라 ‘우리 이웃이 행복해지면, 더불어 나도 같이 행복해지는 것이다’ 여유 있고 넉넉한 상생의 마음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70-80년대 초창기 이웃돕기 캠페인의 슬로건처럼 ‘이웃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고, 우리 사회의 행복’이라는 너무도 고전적이고 단순한 이웃사랑의 정신이 다시 절실해진다. 우리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 그래야 우리가 같이 살 수 있다.

 사랑의열매가 작년 9월부터 경기북부지역의 기부 활성화를 위해 고양시에 문을 열었다. 이제 1년이 돼가는 시점에 경기북부지역을 바라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북부지역 대부분이 군사지역으로 역차별적인 대우를 받으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 피해의식과 소외감을 느끼며 살아왔다. 그러기에 북부도민들의 마음은 아직 쉽사리 녹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손을 잡고 같이 갑시다’ 하지만 타인에 대한 경계심으로 쉽사리 손을 내밀기가 어려운가 보다.

 물론, 이 찜통 더위에 처음 보는 지역 유지 분들을 물어 물어 문턱이 닳도록 찾아가면, 따뜻한 정이 넘치고 이웃에 대한 의리가 있어 이때까지의 시름인지 설움인지를 잊게 해주시는 분들도 더러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자신이 어렵다 보니, 이웃에 대한 애정과 관심도가 약하고, 사회문제에 대한 이해 그리고 먼저 손 내밀고 솔선수범을 통해 앞장서 나가는 나눔 문화의 기반이 약하다. 지역에서 오래된 유지 분들도 마찬가지로 한층 더 성숙된 사회지도층의 모습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정보의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도 물론 있다.

 경기도를 비롯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경기북부 330만 지역민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는 있다. 사랑의열매 경기북부본부도 북부 지역의 여러 노출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이슈를 찾고 어젠다를 도출하고 변화 창출을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북부의 일부 지역에는 아직도 복지인프라 및 인력 부족 등으로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협력해서 일할 파트너를 찾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이제 경기북부는 변화를 위한 새로운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기이다. 지역민은 물론 민관이 함께 기득권을 내려놓고 지역 격차를 해소해 ‘북부 운명공동체’의 행복을 만들어가기 위해 책임감 있게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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