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인천 중고생 50명이 환경을 위해 뭉쳤다. 학생들은 인천청소년그린봉사단으로서 무박 2일로 ‘에코워커 하천캠프’를 떠났다.

▲ ‘에코워커 하천캠프’에 참가한 인천청소년그린봉사단 학생들이 인천 굴포천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에코워커 하천캠프’에 참가한 인천청소년그린봉사단 학생들이 인천 굴포천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서구 공촌천에서 발대식을 하고 환경보호에 앞장설 것을 다짐하는 서명을 한 다음 세계 최대의 쓰레기 매립장을 갔다. 쓰레기 매립장이 냄새 나고 불쾌한 곳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주민들의 휴식장소로 변하고, 실제로 드림파크에 꽤 많은 식물을 키우고 있었다. 이곳을 견학한 뒤에 쓰레기 매립장에 대한 편견이 많이 없어졌다. 쓰레기 매립장이 드림파크, 골프장 그리고 올림픽수영장으로도 변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그 다음 코스는 가장 마음이 아팠던 백로 서식지였다. 에코워커 캠프에 3년간 참여한 나는 백로 서식지를 가자마자 깜짝 놀랐다. 그 이유는 백로가 눈에 띄게 사라졌기 때문이다. 아파트 재건축이나 사람들의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로 백로가 서식지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백로가 자신의 서식지를 떠나 정착한 곳에도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살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점점 도시 근처에서 백로 보기가 힘들게 됐다. 전에는 아무 곳에서나 봤을 법한 백로가 인간과 사회의 발전으로 살 공간을 읽었다는 게 마음이 아팠고, 이제부터라도 자연과 인간이 공존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환경 가꾸기에 힘껏 나서야겠다고 느꼈다.

다음은 승기천 유수지로 가서 저어새를 봤다. 승기천에 도착하자마자 악취가 코를 찔렀다. 그래서 저어새가 여기에 존재한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승기천 유수지에는 저어새들을 위한 인공 유수지가 만들어져 있다. 철새인 저어새들이 정착할 공간을 만들어 준 것에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인공 유수지 앞에는 남동인더스파크가 위치했고, 산업단지에서 흘려 버린 폐수로 물이 썩어 백로들에게 피해가 가고 있었다. 이 또한 인천이 개선해야 할 환경문제로써 반드시 바뀌어야 할 숙제라는 생각을 했다. 이곳에서 1m가 넘는 유해식물인 단풍잎돼지풀을 제거했다.

서울로 이동해 청계천에 이어 잠실대교에서 동호대교까지 걸었다. 행진은 새벽 4시까지 강행됐다. 한강을 따라 걸으면서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그때마다 나를 이끌어 준 친구들이 힘을 북돋아 줘서 끝까지 버틸 수 있었다.

한강나이트 걷기행사 참가자들로 인해 생각보다 한강변에 사람들이 꽤 있었다. 한 참가자는 나에게 힘드냐고 물었고, 그린봉사단의 역할에 관해 물어봤다. 그리고는 좋은 일을 한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해 달라고 격려해 줬다. 그 말을 듣고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하천을 돌면서 문제점만 찾아냈지 정작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 점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다양한 환경단체의 환경 살리기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다짐했다.

날은 밝아 왔지만 학생들의 얼굴에는 힘든 표정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이틀 동안 환경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고, 환경을 깨끗하게 가꿔야 한다는 각오를 하면서 마음만큼은 풍요로워졌다.

이후 아라뱃길에서 물의 소중함을 배웠고, 굴포천이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하천을 따라 걸으며 그곳을 알았고, 많은 것을 느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해 준 뜻깊은 행사였다.

안도영 시민기자 lkm20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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