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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우가 15일(한국시간) 리우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매트에 태극기를 놓고 감동의 눈물을 흘린 뒤, 시상식에서 경기 도중 부상 당한 오른쪽 팔을 점퍼 속에 넣고 손을 흔들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16강전에서 판정 논란을 빚은 김현우의 가로들기 기술. /연합뉴스
레슬링 김현우(28·삼성생명)가 경기 중 팔이 빠진 고통 속에서도 끝까지 투혼을 발휘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현우는 15일(한국시간) 그레코로만형 75㎏급 동메달결정전에서 크로아티아 보소 스타르세비치에 2-0으로 앞서가다 2-4로 역전당했다. 상대에 파테르를 내준 뒤 두 차례 연속 옆굴리기를 당한 것이다. 김현우는 이 과정에서 오른쪽 팔을 잘못 디뎌 팔꿈치가 탈골됐다. 옆굴리기를 당하다가 매트에 손을 닿는 순간 팔꿈치가 어긋난 것이다.

김현우는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허리 태클로 동점을 만든 김현우는 아픈 팔로 상대를 들어 다시 2점을 땄다. 그리고 상대의 공격에 팔을 움츠리면서 끝까지 막아냈다. 경기가 끝난 뒤 김현우는 매트에 대형 태극기를 깔고 관중석을 향해 큰절했다. 그러면서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4년 동안의 힘든 훈련 과정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이어 관중석에서 가서 인사를 하며 성원에 답례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66㎏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현우는 이번 대회에서 체급을 올려 75㎏급에 도전했으나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앞서 김현우는 16강전에서 금메달 획득의 최대 고비로 여긴 로만 블라소프(러시아)에게 석연치 않은 판정(가로들기 기술 때 상대 몸이 매트에 닿아 돌아가면 2점, 완전히 떠서 회전하면 4점. 블라소프의 몸이 매트에 닿지 않은 채 돌아갔지만 심판이 2점만 인정)으로 분패했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으로 나온 김현우는 오른팔을 부여잡고 얼굴을 찡그리며 매우 고통스러워 했다. "1회전 옆굴리기를 당하면서 팔을 잘못 짚어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4년 동안 금메달을 바라보고 운동을 했다. 올림픽을 후회 없이 마치려고 한 경기, 한 경기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 금메달을 기다렸을 가족과 국민에게 보답을 못 해서 죄송하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박치호 그레코로만형 대표팀 코치는 "심판위원장을 만나서 제소하지 않겠다고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코치는 "제소를 해 봐야 결과가 바뀌지 않는다"며 "남은 선수들의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펜싱 남자 에페 단체전에 출전한 박상영(한국체대), 정진선(화성시청), 박경두(해남군청), 정승화(부산시청)는 헝가리와 8강전에서 42-45로 졌다.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박상영은 2관왕을 노렸으나 무위에 그쳤다. 한국은 5∼8위전에서 베네수엘라, 스위스를 차례로 꺾고 5위에 올랐다. 복싱 밴텀급(56㎏급)에 출전한 함상명(용인대)은 장자웨이(중국)와 16강전에서 0-3(27-30 27-30 27-30) 판정패를 당해 탈락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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