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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순휘 정치학 박사
지난 14일 아침, 리우올림픽 축구대표팀이 온두라스와의 8강전에서 1대 0으로 패했다. 이 패배의 충격으로 국민 모두가 침통한 분위기로 하루를 보내야 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축구대표팀은 동메달을 획득하는 우수한 기량을 발휘했기에 리우올림픽에 거는 기대는 거의 열광적이었다.

그리고 한국팀 신태용 감독은 영리한 공격축구를 구사했고, 메달권은 무난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그런 국민적 기대를 허무하게 만들었다. 먼저 한 방의 역습으로 한국 축구대표팀에게 패배를 남긴 온두라스 축구팀은 핀토 감독이 지휘하고 있으며, FIFA랭킹 84위로 우리(랭킹 46위)와는 역대 전적 0승 1무 2패로 한국을 이겨본 적이 없는 약팀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경기 전 이영표 해설위원은 핀토 감독이 역습축구 위주의 전술적 기습을 예고했고, 한국이 온두라스의 빠른 역습축구를 방심한다면 패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온두라스 핀토 감독도 12일 "한국과 아주 힘든 경기가 예상되지만,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를 파악하고 있다"고 한국팀에 대한 약점을 알고 있다는 자신감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팀은 조별리그에서 역대 최다인 12골을 득점해 평균 4골을 획득했고, 온두라스팀은 조별리그에서 7골, 평균 1.4골로 한국팀과 비교가 안 됐다. 그러나 일부 축구전문가들은 온두라스팀이 한국팀보다 약체라는 근거는 없으며, 지난 6월 한국 원정경기에서 2대2로 비겼다는 점을 조심스럽게 언급하며 수비보강을 주문했다.

특히 온두라스팀이 개인기와 스피드 및 조직력이 강한 팀이기 때문에 전반전에 무조건 선제득점으로 1점차를 획득해야 한다는 점과 기습적 역습에 대비해 수비를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결과는 한국팀이 1대 0으로 패배해 8강전 에서 탈락됐다. 이것이 스포츠전쟁이라면 한국은 온두라스와의 전쟁에서 패전한 것이다. 공격에 지쳐 방심한 듯한 후반 14분 손흥민의 패스 실수를 퀴오토가 차단해 엘리스에게 패스해 기습적인 1골을 터뜨렸다. 이후 온두라스팀은 소위 ‘침대축구’를 시작하며 비겁한 경기매너로 비난을 받았지만 속수무책(束手無策)이었다. 경기 후 추가 시간을 항의하는 우리 선수의 모습은 한국팀의 깔끔한 스포츠맨십에 손상을 끼친 불필요한 짓은 아니었을까?

 경기를 지켜본 국민들과 많은 전문가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볼 점유율이 71% 대 29%로 한국이 압도적이었느니, 유효 슈팅이 16 대 6으로 일방적인 경기였느니, 아쉬움을 달래지만 이런 말의 성찬(盛饌)은 승부의 세계에서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스포츠를 ‘전쟁과 전투’에 비유하기도 한다. 남북분단 이래로 대한민국이 북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정치·경제·금융·문화·체육·예술·관광·의학 등 모든 분야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고 있지만 국가 생존의 결정적인 힘은 ‘군사력’이라는 것을 결코 망각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축구 약체팀으로 볼 수 있는 북한팀은 ‘핵과 미사일’이라는 기습 능력을 보유한 절대우위의 군사력이 있다. 이 한 방을 갖고 있는 점에서 북한팀을 결코 약한 팀으로 깔봐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공격축구를 하면서도 기습에 철저히 대비하는 수비대책을 적용해야 한다.

북한에 대해 외교적으로 고립화전략을 강화하되 북한과 중국의 외교복원이라는 기습도발에 대비해야 한다. 특정 선수의 개인기에 의존하지 말고, 팀워크로 동료를 활용해 득점을 했어야 하는 것처럼 일부 정치인의 활동보다는 민·관·군의 단결된 국가안보 시스템이 살아 있어야 한다. 더욱이 심판으로 비유할 수 있는 UN조차도 승부에는 도움이 안 된다는 점, 그리고 객석의 관중의 야유조차도 의미가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한 국가안위는 자위적인 안보실력만이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을 잊어서는 안된다. 비록 올림픽 축구 8강전에서 한국이 온두라스에 패배했지만 대한민국의 안보는 온두라스와의 축구에서처럼 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해 자만하거나 방심해 기습을 허용하면 그 한 방에 국가안보가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는 더 값진 교훈을 남긴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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